아직도 첫 눈이 내리면 설레어 그리운 이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소녀 같은 할머니, 김미희(72) 권사가 신앙시집 ‘동부 밭에서’(베드로서원·사진)를 최근 펴냈다.
1943년 충남 서산 고북에서 태어난 김 권사는 현재 예산에 거주하며 장성한 2남 2녀를 뒀다. 김 권사는 칠십 여년 세월을 농촌에서 이웃과 더불어 살아온 평범한 주부다. 아름다운 시적 언어와 지적인 말도 모르고 살았다는 김 권사는 책머리에 “감히 ‘시’라기엔 너무 부족한 내 글은 살면서 보고 느끼고 겪었던 것들을 꾸밈없이 그대로 쓴 것”이라고 수줍어했다.
김 권사는 또 “어린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무지한 자나 지식인이나 가난한 자나 부한 자나 이 땅 누구라도 쉽게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래서 모든 독자들이 나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고 밝혔다.
“동부꽃 바라보며/그 옛날/내 어머니를 생각한다/오늘은 왜/그렇게 꼭 닮아만 보이는지…”(동부밭에서) 김 권사는 1부 ‘그리움’에서 풋 동부 알맹이 매만지며 연보라색 동부꽃처럼 고상한 당신의 어머니 모습을 떠올린다. 2부 ‘그날’에선 먼저 세상을 떠난 자식(욱이)을 애타게 그리며 눈물을 삼킨다. 3부 ‘토기장이’에서는 세상 모든 사람들의 눈에도 하나님이 형통하는 은혜로 도우심을 보이게 해달라고 간구하고 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김미희 권사 신앙시집 ‘동부밭에서’ 출간
입력 2015-07-23 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