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974년에 경남 진해통합병원 병리실에서 병리기사로 근무한 적이 있다. 매일 튜브를 닦으며 마이크로 현미경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들여다보았다. 일반사람의 눈으로 보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전문지식을 가지고 현미경을 통해서 들여다보면 1억2000마리의 올챙이 같은 남자의 정자(精子)가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의사나 간호사 병리기사는 살아있는 정자를 보는 눈이 ‘열려’있고 지식적으로도 잘 알고 있다.
2011년 세계적인 현대무용가로 불리는 ‘마사그레이엄’의 어머니는 그의 딸 마사에게 “마사, 이 물병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란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사람이 곧 비범한 사람이 되는 법이다.” 이 말이 마사의 가슴속에 사무쳤고 그녀는 일평생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을 표현하려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자기계발을 하지 않아서 평범해졌다면 그것은 곧 죄악이다. 사명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평범해질 틈이 없다. 눈이 뜨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아브라함은 천사를 눈으로 봄으로 그들을 대접하여 재벌이 되었고 아들(이삭)을 얻게 되었다. 모세는 시내산에서 평범한 삶을 살다가 타지 않는 불꽃을 눈으로 보고서 애굽의 바로왕을 찾아가 430년 종노릇하던 120만명의 이스라엘백성들을 출애굽 시켰다. 열명의 평범한 정탐꾼들은 가나안복지에 들어갈 수 없다고 악평하여 죽고 말았지만 여호수아와 갈렙은 태양을 멈추면서까지 전쟁에 승리하여 난공불락의 여리고성을 정복한 후 ‘가나안복지’를 건설했다.
필자는 지난 6일 미국 플러신학교에서 오랫동안 세계적인 신학자와 목회자들을 인터뷰하고 많은 기사와 책들을 펴낸 저널리스트 출신의 부부와 한 청년의 격의 없는 대화를 목격했다. 젊은 청년은 앞을 내다보는 말씀을 전했고 부부는 기쁨으로 경청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 최고의 석학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어령아! 어령아 ! 부르시는 하늘의 음성을 한번만 들을 수 있다면 내 일평생 쌓아온 지성의 탑을 무너뜨리고 하나님께 내 모든 것을 바치고 싶다”는 고백을 했다고 한다. 그 아버지를 하나님께 소개하고 하늘나라로 먼저 간 이 전 장관의 딸 이민아 목사는 부친에 앞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한다.
필자는 이번 여행에서 다시 한번 깨달았다. 평범함과 비범함의 차이는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눈에 달렸다는 사실이다.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불 말과 불 병거를 보는 눈이 열릴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해본다.
양기성 <서울신대 교회행정학 겸임교수>
[양기성 교수의 교회행정 산책] (26) 평범한 사람과 비범한 지도자
입력 2015-07-24 0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