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부자는 왜 천국으로 건널 기회 놓쳤나

입력 2015-07-24 00:28
<일러스트=이영은>
저자 최식 목사
많은 목회자들이 설교를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고백을 한다. 그래서 이들은 설교를 잘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그 중 하나가 좋은 설교를 모방해 보려는 것이다. 이름난 설교자의 설교를 듣고 따라해 보지만 대개 별 효과를 얻지 못한다.

설교에 하나님의 능력을 담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경 본문 안에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려는 목적을 찾아서 그것을 설교의 관점(핵심)으로 전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설교자가 하나님의 목적이나 뜻을 제대로 찾아 이를 설교의 관점으로 전할 때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고, 그게 설교자의 능력이 된다는 말이다.

이 책은 이 점을 착안해 만들어졌다. ‘관점설교’를 주창하는 저자가 신약성경에 나오는 부자와 나사로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설교문 8편을 책으로 엮었다. 각각의 설교문은 예수님께서 천국과 지옥의 이야기를 통해 전하시려는 메시지를 설교자의 관점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동일한 성경 본문(누가복음 16장)을 가지고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책 속의 설교문을 읽다보면 뭔가 묵직한 여운을 남겨준다는 느낌도 받는다. 아껴두었던 결론을 마지막 부분에서 드러낼 때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내용은 천국과 지옥 사이를 건널 수 있는 경계는 오직 예수님이라는 것이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라는 말씀을 오롯이 부각시킨다. 책 제목 ‘제발 그곳은 건너지 마라’도 천국과 지옥 사이의 경계에서 지옥을 향한 곳으로 건너지 말라는 말이다. 이는 책 속 일곱 번째 설교문인 ‘건널 수 없는 다리’에서 잘 설명되고 있다.

“…이 땅에 사는 동안 얼마든지 천국으로 건널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부자는 이 땅에 사는 동안 건널 수 있는 기회를 놓쳤습니다. 그 결과 다시는 건널 수 없는 심판이 그에게 온 것입니다.…”(89쪽)

책에서는 각각의 설교문 제목부터 색다르다. ‘그 문을 열면’ ‘그대 품에 영원히’ ‘그곳은 보고 싶지 않아요’ 등 함축적이면서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것들이다. 설교문은 한결같이 죽음과 그 이후의 무거운 문제들을 다루면서도 귀납법으로 진행된다. 절제되면서도 내용과 잘 어울리는 예화들은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어김없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한다. 그분을 믿어야 할 뿐 아니라 우리 또한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결단을 하게 한다. ‘전도설교’라는 부제가 붙은 연유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소속 목사로서 경기도 부천에서 동현교회를 개척해 27년째 섬기는 목회자이기도 한 저자는 ‘CPS설교학교’와 ‘한국사이버설교학교’를 운영하면서 설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오고 있다. 그는 설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설교자의 설교에 대한 부담감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설교자의 사명은 복음을 전하는 일입니다. 복음이 없는 설교는 설교가 아닙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청중들이 복음을 들고 나가서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설교자는 이 일을 하기 위해서 세워진 자들입니다. 설교자는 전도자입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