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탕평인사’로 석달 분란 끝낸다지만…과연?

입력 2015-07-22 04:04 수정 2015-07-22 04:00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다. 이동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1차 혁신안 통과 이튿날인 21일 당직 인선을 마무리했다. ‘탕평인사’가 그 기조로, 4·29재보선 전패 이후 당직문제로 석 달 가까이 계속돼온 지도부 내 분란은 일단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문재인 대표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는 등 ‘불씨’는 여전하다.

새정치연합 최고위원들은 회의를 열어 5본부장과 정책위의장 등에 대한 인선을 최종 조율했다. 인사는 22일 발표될 예정이다.

사무총장직 폐지 이후 핵심 보직이 된 조직본부장에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 측 이윤석 의원이 내정됐다. 정책위의장에는 비노(비노무현)계인 최재천 의원, 총무본부장에는 범친노(친노무현)계인 최재성 전 사무총장이 유력하다. 민생본부장에는 김한길 전 대표와 가까운 정성호 의원이 내정됐고, 전략본부장과 디지털소통본부장에는 각각 안규백, 홍종학 의원이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 인사들은 ‘탕평 인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인선과 관련,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에서 혁신을 위한 많은 방안을 내놓았고 또 우리 당원들은 당의 미래를 위해서 혁신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며 “인사·정책 모든 면에서 당의 미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결국 계파 나눠먹기 아니냐”는 냉소도 나오고 있다.

혁신안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여전하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MBC라디오에 나와 “저는 혁신안에 기권했다”며 “당 대표 권한을 내려놓자는 판국에 대표 권한을 강화하는 것은 민주정당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도 SBS라디오에서 “혁신위가 당 내부 분란을 빨리 수습해야 하니까 너무 지나치게 당 내부 문제에만 몰입하고 국민적 울림이 있는 그런 어젠다에 대해서 조금 비켜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호남 지역 의원들은 더 나아가 문재인 대표의 권한을 겨냥하고 있다. 비주류 유성엽 의원(전북 정읍)은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가 기득권을 과감하게 내려놔야 한다”며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심위) 해체 및 ‘숙의 선거인단' 구성을 제안했다. 선거인단이 자격심사를 거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토론을 실시해 최종 후보자를 정하자는 것이다.

박주선 의원(광주 동구)도 CBS라디오에서 “사무총장 폐지는 지엽적 문제다. 재보선 패배가 사무총장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문 대표가 사퇴하고 친노 패권을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혁신위는 9월 중앙위원회에 최고위원회의 폐지나 선출직공직자심사위원회 등 차기 총선 공천에 직결되는 혁신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당 안팎에서는 ‘9월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혁신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당의 기득권을 누리면서 밖에서 신당, 분당, 탈당을 이야기하는 해당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한편, 주승용 의원의 최고위원직 복귀도 촉구했다.

임성수 문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