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1일 국무위원들에게 ‘개인적 일정’ 대신 4대 개혁을 비롯한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올인’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위한 여의도 복귀설이 끊이지 않는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향한 경고다. 박근혜정부의 성패를 가를 3년차 하반기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개혁 드라이브’에 매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장관들을 향해 ‘개인적 일정은 있을 수 없다’고 주문한 것은 두 번째다.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선 “개인적 행로는 있을 수 없다. 오직 국민을 위한 헌신과 봉사로 나라 경제와 국민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언급에는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이른바 4대 개혁과 경제 살리기를 위한 각종 국정 현안이 줄줄이 밀려 있는 상황에서 국무위원들의 총선 출마설이 계속 나올 경우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여겨진다. 국회의원 겸직 장관들의 거취에 대한 확실한 선긋기 차원이라는 의미도 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으로 내년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국무위원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다. 김 장관은 특히 최근 “내년 총선에 당연히 출마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은 결국 현 시점은 국무위원들이 총선 출마 등에 눈을 돌릴 때가 아니며, 국정과제 이행에 매진해야 한다고 쐐기를 박은 셈이다. 박 대통령의 거듭된 경고에 따라 여권 일각에서 제기돼 왔던 8∼9월 개각설도 당분간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또 회의에서 4대 구조개혁 완수가 올 하반기 국정의 우선 목표임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16분간 이어진 모두발언 중 대부분을 4대 개혁 의미와 목표 등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하반기 개혁과제의 실천력 있는 이행을 위해 모든 노력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박 대통령은 4대 개혁을 거론하면서 “개혁은 어렵다. 기득권 집단은 반발하고 성과를 내기까지 그 과정에서 더더욱 진통과 난관에 부닥칠 수 있다”면서도 “우리는 4대 개혁을 반드시 해내야만 하고, 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선 국민의 폭넓은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개혁을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다”며 “미래세대에게 빚을 남기게 돼 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너무 힘들고 고통의 반복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에 대해선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 공공개혁은 “공공 부문의 뿌리 깊은 비효율을 걷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처 장관들에게 “밤길도 등대를 보고 가듯 개혁의 목표와 방향을 자꾸 머리에 새길 필요가 있다”며 “현재가 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이 현재를 만든다는 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국가정보원 논란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은 것 역시 개혁 등 국정과제 이행에만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朴 대통령, 내각에 연이은 ‘국정 매진’ 촉구 왜… 여의도 복귀說 나도는 ‘시한부 장관’에 쐐기
입력 2015-07-22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