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으로 이르면 9월 또 하나의 메가뱅크가 탄생한다. 금융권은 누가 초대 통합은행장에 올라 국내 자산규모 1위 은행을 이끌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일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진행할 통합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논의를 통해 통합은행명, 통합은행장 등이 결정된다. 초미의 관심사는 은행장 선정이다. 앞서 통합했던 은행들 사례에 비춰 양행 은행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 가운데는 김한조 외환행장이 좀 더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합 과정에서 외환 쪽의 반발이 컸던 만큼 직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외환 출신을 기용하는 카드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 행장이 외환은행장으로 선임될 때도 30여년 외환은행 경력을 내세운 ‘큰형 리더십’이 강조됐다.
김 행장이 통합 추진 과정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것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사 협상의 전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노조와의 담판에 나서 상황이 해결됐다. 게다가 외환노조는 통합 합의 이후 경영실패 등을 이유로 김 행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김병호 행장은 하나은행의 모태인 한국투자금융 출신이란 강력한 기반을 갖고 있다. 전략·재무통으로 통하며 김승유 전 회장 시절부터 촉망을 받았다. 다만 올해 54세로 은행장을 하기엔 다소 젊다는 평도 나온다.
선임 과정이 조용히 지나갈지는 미지수다.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으로 탄생한 초대 국민은행장 선임 과정에선 양행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투서가 난무했다. 은행장 자리는 당시 김정태 주택은행장의 몫이 됐다. 2006년 신한·조흥은행 합병으로 탄생한 신한은행의 경우 조흥은행 노조가 통합은행장에 양행 인사가 아닌 제3자가 와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신상훈 당시 신한은행장이 최종 선임됐다.
통합은행장 윤곽은 합병기일(9월 1일)이 임박한 다음 달 말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제 막 통추위가 출범해 시기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충분한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하나·외환 통합은행 누가 이끌까
입력 2015-07-22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