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小米)가 만든 소형 전자제품들이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대한민국에 ‘샤오미 생태계’가 뿌리내리고 있다. 국내에 판매 중인 샤오미 제품은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스마트 체중계, 공기청정기, 액션캠, 스마트밴드, 셀카봉, 스피커, 이어폰, USB선풍기 등이다. 샤오미가 아직 국내에 공식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 판매되는 제품은 모두 해외에서 ‘직구’ 형태로 들어오지만 입소문이 퍼지면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으로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부문 1∼5위가 모두 샤오미 제품이다. 스마트 체중계도 1위, 휴대용 선풍기와 캠코더 부문에서는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샤오미 스피커와 셀카봉은 이달 들어 판매량이 지난 5월에 비해 각각 9586%, 4926% 늘었다. 옥션에서도 17일 샤오미 보조배터리, 샤오미 스마트밴드, 스마트 체중계 등이 해당 분야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샤오미 소형 전자제품의 인기 요인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괜찮다는 평가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샤오미 소형 전자제품을 ‘대륙의 실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만듦새를 보면 비싼 제품에 가까운데 가격이 너무 낮다보니 실수로 싸게 내놓은 게 아니냐는 의미다. 그만큼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샤오미의 인기는 단순히 값싼 전자제품을 소비하는 수준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샤오미 소형 전자제품은 스마트폰과 연동이 된다. 공기청정기는 앱으로 구동시키고 액션캠, 체중계, 스마트밴드 등도 모두 앱을 통해 데이터가 축적된다. 사용자는 연동을 위해 샤오미 계정을 만들고 스마트폰 앱을 받아야 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샤오미 생태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최근 IT 분야에서 생태계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도 운영체제(OS)를 바탕으로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소형 전자제품을 연동시키는 건 아직 국내 기업들이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분야다. 국내에 정식으로 진출하지도 않은 샤오미가 먼저 생태계를 장악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샤오미는 남의 제품을 베껴서 만든 ‘짝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은 특허 문제로 중국 시장 외에서는 진출이 더디다. 공기청정기는 일본 발뮤다 제품을, 액션캠은 미국 고프로 모델을 그대로 베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샤오미는 이런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제품을 내놓고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의 관심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모바일 생태계”라며 “시장 선점을 위해 일단 제품을 내놓고 특허 문제를 사후에 해결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획] 中 ‘샤오미’ 소형가전 싼값 무장 한국 밀물
입력 2015-07-22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