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남부의 시리아와 접경한 마을 수루치(Suruc)에서 20일 오전 11시45분쯤(현지시간)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30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터키 당국은 이번 테러를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터키의 경우 그동안 IS를 공격하기 위한 국제연합전선에도 참여하지 않는 등 IS를 자극하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해온 나라여서 이번 폭탄 테러가 IS의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터키의 대(對)IS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CNN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테러는 샨르우르파주 수루치의 아마라 문화원에서 열린 터키 사회주의청년연합(SGDF) 행사 도중 발생했다. 한 목격자는 “수루치와 인접한 시리아 도시인 코바니를 재건하기 위해 구호물품 등을 지원하는 내용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는 도중 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300여명이 있었다.
터키 정부 관계자는 “IS의 소행이라고 볼 만한 강력한 증거들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터키 일간 휴리예트는 IS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18세 여성이 자폭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SGDF는 최근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도시인 코바니를 재건하기 위해 코바니로 가겠다며 회원 등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사상자들은 이날 행사에 참여한 회원들로 이스탄불 등지에서 출발해 전날 이 문화원에 도착했다.
코바니에는 당초 시리아 내 쿠르드족이 거주했으나 지난해 IS가 쿠르드족을 몰아내고 장악했으며 이를 다시 지난 1월 말 쿠르드족이 되찾았다. 이후 IS는 꾸준히 코바니를 재탈환하려고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해 왔다. 특히 IS는 지난달 말에도 코바니를 습격해 민간인 200여명을 학살한 바 있다.
코바니는 IS가 터키에서 시리아로 전략 물자를 도입하는 통로로 활용해온 도시다. 시리아와 터키, 이라크로 이동하기 좋아 대표적인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터키서 IS 추정 테러로 최소 30명 사망
입력 2015-07-21 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