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위 지구대서 총 맞고 숨진 채 발견

입력 2015-07-21 03:26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20일 서울 마포구 홍익지구대에서 권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경찰 시신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초급 간부가 지구대에서 권총에 머리를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조사를 마친 경찰은 자살로 잠정 결론 내렸다. 구체적인 자살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살 장소와 방식으로 볼 때 경찰 조직에 대한 불만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5분쯤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 2층 탈의실에서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황모(31) 경위를 다른 경찰관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는 숨진 상태였다. 신고한 경찰관은 개인 사물함에 물건을 넣으러 탈의실에 들어갔다가 쓰러져 있는 황 경위를 발견했다고 한다. 당시 황 경위는 자신이 휴대하던 권총을 오른손에 쥔 채 옷장 옆 벽에 기대 앉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권총에는 실탄 3발과 공포탄 1발이 남아 있었고 신발은 벗은 상태였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총구와 탄피의 방향, 항거한 흔적이 없고 총구 잡은 자세 등을 미뤄 봤을 때 타살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주간 근무조(오전 9시∼오후 9시)였던 그는 순찰을 마친 뒤 오전 11시40분쯤 지구대로 복귀했다. 이후 지구대 2층으로 올라가면서 같은 조원에게 먼저 식사하라고 하곤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약 3시간 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사고 당시 총소리를 들은 직원은 없었다고 한다.

황 경위는 경찰 간부후보생 출신으로 2013년 4월 임관했다. 지난 3월 마포서 정보보안과로 발령받았지만 2주 만에 경찰청 총기법개선 태스크포스(TF)에 파견됐다. 3개월 후인 지난달 4일 마포서로 복귀했지만 홍익지구대로 발령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당사자가 파출소나 지구대 근무를 희망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황 경위가 지구대로 간 것을 두고 상사와 불화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고 한다. 경찰 내부에서는 황 경위가 일부러 근무지에서 자살한 것이라면 조직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직원 간 특별한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황인호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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