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재개한 삼성서울병원, 정상화까지 한달 더… 여전히 긴장 팽팽

입력 2015-07-21 02:41
부분폐쇄 상태에서 해제된 삼성서울병원 직원들이 20일 진료 재개를 위해 환자용 침상 등 집기를 옮기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삼성서울병원이 20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집중관리병원에서 풀려나 진료를 재개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로 손실액이 최대 1000억원에 달하는 등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환자 진료 등이 메르스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최소 한 달 이상 소요되리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메르스 거점 치료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도 중단됐던 외래와 입원 진료를 다시 시작했다.

◇삼성서울병원 긴장 속 진료 재개=삼성서울병원은 입원·재진 환자 중심으로 진료에 들어갔다. 격리됐던 의료진 대부분이 2차례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고 업무에 복귀했다. 병원 곳곳에선 메르스에서 해방됐다는 안도감보다는 긴장감이 묻어났다. 의료진과 환자 상당수가 마스크를 벗지 않고 있었다.

마스크를 쓴 채 혈액투석을 기다리던 김모(74) 할머니는 “부분폐쇄 기간에도 (투석을 위해) 주 3차례 왔었다”며 “불안하지만 격리에서 풀려났다니 이제 괜찮아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병원 출입구 10곳에선 여전히 발열 체크가 이뤄졌다. 병원 측은 “기존에 출입구 8곳에서만 하던 것을 본관과 암병원 지하 출입구 2곳까지 추가했다. 아무래도 환자 출입이 늘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전체 메르스 감염자(186명)의 절반가량인 91명의 환자가 발생해 메르스 2차 유행지란 ‘딱지’가 붙었다. 이 때문인지 진료 재개 첫날 방문 환자는 부분폐쇄 기간 하루 내원객(800명)의 배 정도인 1500명 선에 그쳤다. 메르스 사태 전에는 하루 내원객이 8000명에 달했는데 10% 수준으로 급감했다.

병원 관계자는 “정확한 집계는 해봐야 알겠지만 피해액을 900억∼1000억원대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외래·입원 환자 진료는 다음 달 3일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다른 관계자는 “다음 주까지 메르스 이전의 60∼70% 수준인 5000명 정도로 회복하고, 완전 정상화는 8월 말이나 돼야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후에 삼성서울병원을 깜짝 방문했다. 부분폐쇄 해제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박 시장은 송재훈 병원장과 함께 응급실 등 진료 재개 현장을 둘러봤다.

◇환자 북적인 국립중앙의료원=메르스 확진자 30명을 치료한 국립중앙의료원은 오랜만에 병원을 찾은 외래 진료 환자들로 북적였다. 접수·수납 창구에선 38일 만에 차임벨이 울렸다. 방문객이 메르스 이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라 접수 대기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이날 외래 진료를 재개한다는 문자를 받은 오모(74)씨는 아내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백내장 진료를 받다 메르스 여파로 중단됐었다. 오씨는 “메르스보다 아내 눈이 잘못될까 걱정이 더 컸다. 외래 진료를 한다는 말에 바로 달려왔다”고 했다.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방문자 채열과 문진은 그대로 이뤄졌다.

민태원 황인호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