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업체들은 시멘트 최대 구매자이면서도 갑이 아닌 을의 입장이었다. 동양시멘트 인수를 꿈꾸게 된 것은 중소 레미콘업계 생존을 위한 절박함에서 나온 행동이다.”
서상무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레미콘업계가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 중 쌍용이 전체의 19.8%를 차지하고 한일·성신·동양·라파즈한라·현대 등 5개사가 10.0∼13.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아세아가 7.3%의 점유율을 갖고 있어 상위 7개 업체가 시장의 90%를 나눠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인수 기업이 1위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
하지만 시멘트 수요의 87%를 담당하는 레미콘업계는 시멘트업계 내에서 인수가 이뤄질 경우 독과점 구조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보고 직접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시멘트 업체들이 매년 유연탄 가격 상승, 전기료 상승, 유류비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상황에서 독과점 구조가 심화될 경우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대기업에서 동양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레미콘업계가 인수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레미콘업계에선 동양시멘트 인수 시 가동률을 끌어올려 시멘트 마진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고 수출 비중을 줄여 내수용 시멘트 공급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서 회장은 “구멍가게가 대형마트를 인수하려 한다고 비웃는 이들도 있지만 업계에선 인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동양시멘트 인수전… 레미콘업계가 왜 참여했을까?
입력 2015-07-21 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