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쿡] ‘뿅뿅뿅’ 전자음악 예배엔 이상한가요

입력 2015-07-21 00:56
한국기독학생회(IVF) 전국리더대회 개막식 EDM 공연 동영상 캡처. 참가자들이 팔을 올려 박수를 치고 있다.

“전자음악(EDM·Electronic Dance Music, 일렉트로닉)으로 예배드릴 수 있을까요?” 최근 크리스천 사이에서는 이 주제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습니다. 지난 13∼17일 충남 천안 고려신학원에서 열린 한국기독학생회(IVF) 전국리더대회 개막식 EDM 공연이 화제가 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노출된 7분가량의 영상에서 진행자가 “원, 투, 쓰리. 아 유 레디? 주 이름 찬양해요”라고 하자, 화려한 사이키 조명이 무대와 청중석을 비춥니다. 참가자들은 음악에 맞춰 팔을 흔들고, 발을 구릅니다. ‘나 무엇과도 주님을 바꾸지 않으리’라는 찬양이 나오고, 반주는 신시사이저를 바탕으로 한 전자음악이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홍대 앞 클럽 같다고 했습니다. 일부는 공연이라고 하더라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내용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정규 시광교회 강도사는 “비트와 분위기가 노랫말 본래의 기쁨과 감흥을 방해한다”고 했습니다. 사회자가 음악을 설명하는 방식, 디제잉(DJing)이라는 낯선 형식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급기야 김종호 IVF 대표는 19일 “논란의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한 불찰을 사과하고, 학생들에게도 미안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좋은 뜻으로 기획한 공연이 이런 논란을 일으키리라 전혀 예상을 못했던 거죠.

반면 청어람아카데미는 “20년 전 ‘목회와 신학’(1995.10)에 ‘예배음악을 연주할 때 드럼이나 색소폰을 사용해도 되는가’란 제목의 글이 실렸었다. 찬성 측은 형식보다 다루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 반대 측은 기독교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대다수 교회가 거부감을 갖지 않고 드럼으로 찬송가를 연주한다”고 했습니다.

이번 논란도 크게 보면 20년 전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유정 리버티대 교수는 “공연 기획의도가 축제 분위기를 위한 것이었다. 기성세대가 예배의 적합성을 기준으로 음악을 난도질해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임성빈 장신대 교수는 “아직은 어렵겠지만 전자음악도 언젠가 교회 회중 다수가 수용하면 예배 음악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정한 형식을 통해 회중이 더 큰 일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에게 전자음악은 그런 것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악기와 장르의 수용을 통해 기독교 문화도 더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선택한 수단과 형식의 초점이 ‘내’가 아니라 ‘하나님’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배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