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달리는 건설사 M&A… 극동건설 인수합병 결렬

입력 2015-07-21 02:16
연초부터 건설업계에 거세게 불었던 기업 인수·합병(M&A) 바람이 미풍으로 전락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에 따른 아파트 과잉공급 우려로 건설사 M&A에 대한 관심이 식고 있는 분위기다.

20일 투자금융·건설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주목을 받았던 극동건설 M&A가 결국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의향서 접수부터 본입찰까지 순항했지만 최종적으로 3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한다. 채권단 간 채무조정요건 합의에 실패했고, 인수 희망업체들의 의지도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건설 채권은행들은 조건을 다시 설정해 조만간 M&A를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NH투자증권 컨소시엄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한 동부건설 M&A에 대한 집중도도 예전과 달리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호반건설을 비롯해 이랜드그룹과 한샘 등이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샘은 동부건설 인수설에 대해 조회공시를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동부건설의 매각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한창 훈풍을 타고 있는 분양시장이 내년에도 활황세를 유지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까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던 시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되살아났다. 이에 각 건설사들은 분양물량을 폭발적으로 쏟아냈다. 올해는 40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꺼번에 몰린 공급 물량이 오히려 내년 주택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M&A 추진을 고민하는 건설사들은 시장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진행 여부를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나오고 있는 매물들이 충분히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인수금액이 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라며 “내년부터는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분위기여서 선뜻 M&A를 추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