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희망 일자리’ 드려요… 동작구 ‘행복 주식회사’

입력 2015-07-21 02:02
서울 동작구(구청장 이창우)가 전국 최초로 어르신을 직접 고용하는 주식회사를 설립한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가장 좋은 대안은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이라는 판단에서다.

동작구는 20일 초기 자본금 2억9000만원 전액을 구에서 출자해 올 10월까지 지역 내 60세 이상 어르신을 고용하는 가칭 ‘동작구 어르신 행복 주식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사업분야는 근로자 파견업이다. 운영 초기에는 구 청사, 공단, 문화복지센터, 공중화장실 등에 대한 청소업무를 대행하고 수익성에 따라 세차업, 택배업 등으로 사업분야를 확대해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는 게 목표다. 수익금은 문화, 복지 등 공익사업에 재투자된다.

설립 첫해는 관내 60세 이상 주민 가운데 52명을 현장 근로자로 공개 채용하고 내년에 이를 15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급여는 내년부터 구에 도입되는 생활임금이 적용된다. 근무시간은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이다. 매년 근무평가를 실시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년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는 동 주민센터, 복지관 등에서 실시하는 각종 프로그램 수강료를 지원하고 관내 대형병원, 보건소와 협력해 건강검진 서비스도 제공한다.

동작구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올해 5월 기준으로 5만3122명(13.04%)이다. 이는 서울 평균(12.3%)보다 높다.

이창우 구청장은 “올해 초 ‘할일이 없어 아침에 눈을 떠도 희망이 없다’는 한 어르신의 말씀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어르신 행복 주식회사가 노인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