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다. 젊은 피가 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일 축구회관에서 발표한 2015 동아시안컵(8월 1∼9일·중국 우한) 최종명단은 눈앞의 성적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자들은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것보다 성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난 생각 없는 감독이 아니다. 젊은 선수들을 점검한다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 물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진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깜짝 발탁’ 주인공은=최종명단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이름은 김신욱(27·울산)이다. 김신욱이 태극마크를 다시 단 것은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오른쪽 종아리뼈 골절을 당한 김신욱은 2015 아시안컵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김신욱은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22경기 동안 8골(1도움)의 좋은 활약을 펼쳐 마침내 처음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김신욱을) 지켜본 결과 체력에 큰 문제가 없었고, 벌써 리그에서 8득점을 올린 것이 선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득점 선두 주민규(25·서울 이랜드)는 선발되지 않았다. 대신 무명 구성윤(21·콘사도레 삿포로)과 이찬동(22·광주)이 발탁됐다. 제3의 골키퍼로 이름을 올린 구성윤은 지난 6월 올림픽 대표팀의 프랑스, 튀니지 친선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2014년 광주에 입단한 이찬동은 데뷔 시즌 31경기에 출전해 광주의 승격에 큰 힘을 보탰다. 미드필더로서 공격형과 수비형을 모두 볼 수 있는 이찬동은 패스와 몸싸움, 중거리 슈팅이 뛰어나며 올림픽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젊어진 ‘슈틸리케호’=이번 동아시안컵에 나설 태극전사들의 평균나이는 24.3세에 불과하다. 평균 A매치 출전은 6.96경기이며 필드 플레이어 평균 A매치 득점은 0.65골밖에 되지 않는다. 23명 가운데 18명이 1990년대생이다. 1980년대생은 골키퍼 김진현(1987년생), 수비수 김주영(1988년생)과 김기희(1989년생), 미드필더 정우영(1989년생), 공격수 김신욱(1988년생) 등 5명뿐이다. 30대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올해 A매치를 위해 총 세 차례 대표팀을 소집했다. 아시안컵에 출전한 선수들의 평균나이는 26.73세였다. 지난 3월 우즈베키스탄과 뉴질랜드 평가전에서 뛴 선수들의 평균나이는 26.40세였고, 지난달 동남아 원정에서 나서 선수들의 평균나이는 25.95세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에 대해 “지난 아시안게임에 활약했던 선수가 8명인데 이들이 1년간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며 “젊고 경험이 적은 선수가 포진했으나 최고의 전력으로 만들어 대회에 임하겠다.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활약한는지 점검하기 위해 염기훈(32·수원) 나이대 선수들은 다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27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돼 31일 중국으로 출국한다. 이어 8월 2일 중국과의 1차전을 시작으로 일본(8월 5일), 북한(8월 9일)과 맞붙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슈틸리케, 이번 카드는 ‘젊은 피’… 내달 1일 개막 동아시안컵 명단 발표
입력 2015-07-21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