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다윗 왕이 죽고 솔로몬이 왕위에 올랐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솔로몬은 다윗의 아들이지만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가 낳은 아들이기도 합니다. 다윗의 아들이 20여명이 되기 때문에 형제 간 알력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솔로몬이 왕으로 지명돼 옹립된 뒤에도 그 기반이 탄탄하지는 못했습니다.
다윗이 늙어 힘이 없을 때 아들 가운데 차기 왕권을 두고 분쟁이 벌어졌습니다. 그 가운데 자신이 왕위를 이어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13절에 나오는 다윗의 처 학깃의 아들 아도니야입니다. 이 사람은 자신이 왕이 돼야 한다고 선동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지를 밝히고 세력을 규합한 것을 보면 그는 리더의 조건을 일부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다윗의 마음에 없었으므로 그는 왕위에 오르지 못합니다. 결국 밧세바의 아들 솔로몬이 왕이 됩니다.
그런데 아도니야가 왕위에 오른 솔로몬에게 몇 가지 요청을 합니다. 왕의 어머니인 밧세바를 찾아가 로비를 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소통하자는 의미도 있고 나를 기억해달라는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그가 요청한 것은 선왕인 다윗의 젊은 후궁인 수넴 여자 아비삭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를 자기의 아내로 삼겠다고 했습니다. 이는 솔로몬에게 일종의 선택을 요구한 것입니다. ‘나에게 아버지의 여자를 주어 교제하도록 할 것이냐, 아니면 나를 정적으로 계속 삼겠느냐’며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리더가 되기 위해 높은 지위에 오르고 책임 있는 자리에 오르는 것을 꿈꿉니다. 그러나 리더의 자리에 서면 선택의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려운 선택은 잠을 못 이루게 하고, 담즙이 위를 녹이는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어려운 선택은 리더의 자리를 굳게 하지만 때로는 그 자리를 흔들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리더로 굳게 세워질 수 없습니다.
솔로몬은 아도니야의 제안에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사무엘하 16장 21∼22절을 보면 압살롬이 다윗 왕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아버지의 후궁들을 공개적으로 취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솔로몬은 이 사건을 참고했을 것입니다. 솔로몬은 결국 아도니야를 죽입니다. 아버지를 욕되게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은 제사장 아비야달과 장군 요압을 처형하면서 인적 청산을 합니다. 왕권을 공고히 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피로 세워진 나라가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후 열왕기상 3장에 가면 솔로몬의 일천번제가 나오고, 지혜를 구하는 기도가 나옵니다.
리더가 되고 책임 있는 자리에 오른다는 것이 늘 영광스러운 것만은 아닙니다. 그와 함께 고통스러운 선택이 수반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 선택이 믿음의 리더가 되느냐, 육적인 리더가 되느냐를 결정합니다. 고통스럽더라도 하나님 편에 서서 바른 선택을 하는 크리스천 리더들이 되길 바랍니다.
김원진 아산 이내중앙교회 목사
[오늘의 설교] 리더의 선택과 책임
입력 2015-07-21 0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