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인 위치 찾기 오차 범위 1∼10m

입력 2015-07-21 02:46
전남경찰청은 2012년부터 1년간 전남 구례군에서 자주 집을 나가 길을 잃는 치매 노인 4명에게 ‘목걸이형 배회 감지기’를 걸게 했다. 치매 환자가 일정 구역을 벗어나면 보호자의 휴대전화에 신호가 전송되는 장비였다. 하지만 몸에 부착되지 않아 환자들이 떼어버리거나 분실하는 경우가 많았다. 치매 노인은 옷이나 물건이 몸에 거슬리는 걸 싫어한다. 배터리도 8시간마다 충전해야 해 번거로웠다. 치매 환자 가족들은 얼마 되지 않아 결국 감지기를 모두 반납했다. 치매 환자 실종 방지를 위해 도입한 장비가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국립중앙과학관과 전남경찰청은 이런 단점을 보완한 ‘스마트 위치추적시스템’을 개발해 올 연말 전남의 치매 노인 10여명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20일 밝혔다. 이를 위해 21일 SK텔레콤, 한국환경생태연구소 등과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맺는다.

이 시스템은 새나 포유류에 부착해 이동경로를 관찰하는 ‘야생동물 위치추적장치’(WT200)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SK텔레콤의 상용 이동통신망과 국제 데이터로밍시스템을 이용해 국내는 물론 세계 어느 곳이든 실시간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위치정보 오차 범위가 1∼10m로 배회 감지기(10∼100m)보다 훨씬 정확하다.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해 충전 없이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실종 시 생존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게 호흡센서도 부착된다. 최종 제품은 손목시계나 팔에 붙이는 형태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기존 배회 감지기는 실종 시 수색에 막대한 인적·물적 자원이 투입돼야 했다. 새 시스템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