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최관하(52) 서울 영훈고 교사가 최근 낸 교육영상 DVD ‘울보선생의 눈물’은 이 세 가지 동사로 압축된다. DVD는 기독 교사인 최 교사가 25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돌보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 20가지를 옴니버스 애니메이션으로 담았다. 최 교사는 21일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아이들과 가까워지려면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기도하라”고 조언했다.
1989년부터 고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그는 산문집 ‘울보선생’ 등과 시집 ‘나에게 너는 아름답다’ 등 17권을 냈다. 그의 삶은 연극 ‘빈 자리’로 공연되기도 했다. 현재 모교인 영훈고에서 직업교육 등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지 않는 ‘생활교양반’ 3학년 14반을 담임하고 있다.
최 교사는 지난해 설립된 기독교 교육영상 콘텐츠제작회사 ‘에듀베이션(대표 김일곤)’의 요청으로 영상물 울보선생의 눈물 제작에 참여했다. “청소년 교육에 도움 될 만한 영상 컨텐츠를 제공하고 싶었다. 기독 교사로서 단순한 지식 전달보다 진실을 나누는 교사가 되길 원한다. 나는 기도로 아이들과 소통하고 하나님에게 의뢰한다.”
그는 2000년부터 학생들의 동의를 받아 기도로 수업을 시작한다. 그가 기도하는 교사가 된 계기가 있다. “내가 맡은 학생 2명이 근육이 점차 마비되는 루게릭병을 앓았다. 두 아이를 위해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했다. 두 학생은 대학에 진학했고, 병 진행이 어느 순간 멈췄다. 기도의 힘이라고 믿는다.” 이 이야기는 ‘상식이 되는 기도의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DVD에 담겼다.
“이제 그 제자들은 30대 중반이다. 신학대학에 간 친구는 공부를 하다 진로를 바꿔 일반 직장에 다니고 다른 친구는 미국 유학 후 회계법인에서 일한다.” 기도에 반발하거나 그에게 저항하는 학생도 많이 만났다. “민호라는 학생은 수업 중 나를 때리고 싶다고 했다. 수업을 마친 뒤 민호를 학교 구석으로 데려갔다. ‘내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테니 날 때리라’고 했다. 민호는 엉엉 울었다.”
‘학생은 갑, 교사는 을’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에피소드이다. “민호의 마음속에 분노가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를 향한 강한 분노….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을 보면 부모에게 그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아이’ 뒤에는 ‘문제어른’이 있는 것이다.” 그도 교사 생활 초기 학생을 폭행하기도 했다.
“애들 때리고 반성을 많이 했다. 힘들면 기도를 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둔다(시 126:5)는 말씀을 믿는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간구하면 하나님이 도와주시는 것 같다.” 그는 수업 시간에 사랑을 고백한다. “수업 중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든다. 몇 해 전부터 항상 한다.”
아이들을 어떻게 그렇게 사랑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교사들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첫 마음, 첫 사랑을 기억하면 좋겠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요 13:1). 포기하지 않는 사랑이다. 나도 그 사랑을 닮으려 노력하는 것이다.” 부모나 교사가 학생들과 가까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명쾌했다. “시간.”
“교사는 교실 밖에서 아이들을 일대일로 만나야 한다. 교회학교 교사는 주중 사역을 해야 한다. 부모는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가정예배를 드려야 한다. 담배 술 등 외적인 일탈이 아니라 그런 일탈을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의 가방에는 항상 예쁜 종이 엽서와 펜이 들어 있다. 만나는 아이들에게 격려 엽서를 쓴다. 올해는 500장 이상 썼다고 했다. 그는 울고, 기도하고, 사랑하는 교사이다. 에듀베이션은 올해 10월 중독을 주제로 두 번째 콘텐츠 DVD를 출시할 계획이다. ‘울보선생의 눈물’은 에듀베이션(eduvation.kr), 갓피플(mall.godpeople.com), 두란노(mall.duranno.com)에서 구입 가능하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교육 현장을 바꾼 ‘울보선생의 기도’… 최관하 교사 교육영상 DVD ‘울보선생의 눈물’ 제작
입력 2015-07-22 00:42 수정 2015-07-22 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