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은 장을 비롯한 소화기관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주로 대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궤양성 대장염과 소장, 대장을 비롯한 위장관 전체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는 크론병이 여기에 속한다.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하는 자가 면역성 질환의 일종으로 추정할 뿐이다.
이 병에 걸리면 주로 만성 설사와 복통, 혈변, 체중 감소, 발열, 전신 쇠약감 등에 시달린다. 혈변은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반면 치질, 치루 등 항문 주위 질환은 크론병 환자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장협착이나 누공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론병이 궤양성 대장염보다 더 크다.
염증성 장질환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장 천공 및 대장암 발병률 증가 등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게다가 실제 병이 진행되는 속도와 양상은 환자가 겪고 호소하는 임상 증상보다 훨씬 심하고 빠른 경우가 많다. 아무리 경미해 보이는 증상도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고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것이 좋은 이유다.
치료에는 항염증제, 부신피질 호르몬제, 면역억제제 및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사용된다. 최근 특히 관심을 끄는 약제는 항종양괴사인자(안티TNF)다. 손상된 장 점막의 회복을 돕고 염증을 줄여 수술의 필요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약제도 염증성 장 질환 환자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사용하면 할수록 서서히 약효가 반감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단점이다. 그래서 세계 의학계에선 새로운 생물학적 제제를 개발, 산업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지난해 기준 약 5만명에 이를 것을 추정된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이들이 최신 약제를 하루라도 빨리 쓸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약효를 평가하는 검사법에도 건강보험을 확대 적용해주는 환자 배려 정책도 필요하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 일상생활 중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용변이 급해서 빨리 화장실을 찾아야 할 때라고 한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 대한 좀더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때다.
강상범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헬스 파일] 염증성 장 질환 치료
입력 2015-07-21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