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피 튀기는 권력암투… 김정은 측근 서열 1·4위 김원홍 부하 4명 처형에 황병서 개입 의혹 분석

입력 2015-07-20 02:40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사이에 치열한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19일 한반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봄(4월 말)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숙청된 직후 김 보위부장의 부하 4명이 김 제1비서 참석 행사에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경죄로 처형됐다. 그러나 추후 보위부 조사 결과 이들 4명에게는 행사에 대한 사전 공지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행사를 주최한 황 총정치국장이 일부러 이들 4명에게 행사를 알리지 않고 처형으로 몰아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산케이는 분석했다.

황 총정치국장과 김 보위부장의 갈등은 2012년 4월 김 보위부장 취임 이후 시작됐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당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던 황 총정치국장 부부를 보위부가 수뢰 혐의로 연행해 조사했고, 그 과정에서 황 총정치국장의 부인이 엄중한 취조를 받은 뒤 숨졌다는 것이다. 황 총정치국장도 지난해 4월 인민군 총정치국장 취임 후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김 보위부장의 아들 김철을 외화횡령 혐의로 조사하는 등 견제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신문은 “김 제1비서는 힘을 가진 측근을 싫어한다”며 “두 사람 중 힘이 붙은 쪽을 숙청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계자의 전망을 소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8일 김일성 주석 21주기를 맞아 김 제1비서가 군 고위 간부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소식을 전할 당시 황 총정치국장은 수행 간부 가운데 첫 번째, 김 보위부장은 네 번째로 호명됐다. 북한 매체는 중요 행사에 참석한 고위 간부들을 권력서열 순으로 호명해 왔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