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 기아자동차 신형 K5와 현대자동차 쏘나타 추가 모델이 나란히 출시됐다. 신형 K5는 5년 만에 완전 변경된 2세대 모델이고, 쏘나타는 1.7 디젤과 1.6 터보 모델을 새로 선보이며 7가지 엔진 라인업을 완성했다. 두 차종 모두 현대차와 기아차의 향후 실적을 좌우할 주력 모델이다. 반면 비슷한 성능을 가진 2000㏄급 중형 세단이라는 점에서 한집안 간 경쟁도 불가피해 보인다. 쏘나타와 신형 K5의 경쟁이 현대·기아차의 기대처럼 수입차에 잠식되는 중형 세단 시장 점유율을 되찾아올지, 쏘나타와 신형 K5가 서로의 고객을 잠식하는 간섭효과가 발생할지 주목된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간섭효과가 일부 나타났다. 쏘나타는 2011년 10만4080대를 팔아 베스트셀링카 4위를 기록했다. 2010년보다 31.5% 감소한 수치로, 쏘나타는 그해 12년 동안 지켜온 1위 자리를 아반떼에 내줬다. 쏘나타의 부진은 2010년에 출시된 1세대 K5의 판매량 호조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K5는 2011년 8만7452대를 판매해 쏘나타 다음 순위인 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쏘나타는 10만8014대를 팔아 4년 만에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K5 판매량은 쏘나타의 절반도 되지 않는 4만9000대였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게 현대·기아차의 설명이다. 현대차의 올해 쏘나타 판매 목표는 10만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신형 K5의 월 판매 목표는 8000대이고, 내년부터는 연 6만대가 목표다. 1세대 K5의 지난달 판매량이 3823대임을 고려하면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리겠다는 의미다. 신형 K5의 지난 3주간 사전계약이 8500대였음을 고려하면 기아차의 목표도 무리한 수치는 아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동시에 목표량을 달성하면 간섭효과보다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결론이 가능해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19일 “현재 흐름만으로 보면 판매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쏘나타와 K5는 비슷한 성능을 지녔지만 각기 다른 감성과 스타일을 강조하고 있다. 쏘나타는 중후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K5는 젊고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한다. 신형 K5에 무선충전장치나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동시킨 첨단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유보 2.0’가 장착된 것은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편의사양 설계다. 쏘나타는 디젤 등 엔진 라인업을 다양화하면서도 ‘가족용 세단’이라는 콘셉트를 포기하지 않았다. 실제 쏘나타의 올해 판매량과 신형 K5의 사전계약 대수를 분석해보면 신형 K5는 20, 30대 고객 비중이 45%이고 쏘나타는 30%다. 40, 50대 고객은 쏘나타가 45%, K5가 40% 정도다. 여기에 쏘나타와 신형 K5 모두 가솔린-터보-디젤-하이브리드로 이어지는 엔진 라인업을 완성했다는 점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지점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나타와 K5 모두 소비자의 다양화된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라인업이 완성됐다는 의미”라며 “향후 몇 개월간 판매 추이를 보면 시너지 효과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기획] 성능 비슷한 쏘나타·K5 신형 ‘시너지 효과’ 나올까
입력 2015-07-20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