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리본과 분향소를 철거하라는 것은 세월호를 두 번 침몰시키는 것이며 우리 양심이 침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는 제발 그만 치워줬으면 좋겠다.”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부모의 절규와 관광객이 줄어 생계가 막막해진 일부 진도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대립한다.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이다. 게다가 ‘4·16 세월호 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구성된 지 6개월이 넘도록 활동은커녕 ‘집안싸움’에 빠졌다. 여론은 싸늘하다. 활동시한 1년(6개월 연장 가능)이라는 ‘시한부’ 특조위에서 ‘내홍’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인고의 시간을 버텨온 세월호 희생자·실종자 가족들과 생계를 잃은 진도 주민들은 거듭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사실 이렇게 된 데에는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세월호 참사 당시 미흡한 구조작업과 초동대처는 제외하더라도 그동안 정부의 대처는 너무나 미흡했다. 게다가 5월부터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도 결국 정부의 안일함과 무책임에 기인한다. ‘의지’와 ‘책임’ 없이는 어떤 화려한 언변이나 다짐도 결코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고 했던 미국의 33대 대통령 해리 S 트루먼은 현직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사망하자 곧바로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당시 그는 대통령 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지만 탁월한 결단력과 의지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가 재임 중 늘 강조한 것은 ‘책임’이었다. 그는 1953년 1월 퇴임식에서 “대통령은 그가 누구든 결정을 해야만 한다. 누구에게도 책임을 전가할 수 없다. 책임을 질 수 없다면 대통령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1년3개월. 진상규명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지금 정부에 이런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까. 세월호의 눈물은 누가 과연 제대로 닦아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신태철 차장 tcshin@kmib.co.kr
[한마당-신태철] 다시 흐르는 세월호의 눈물
입력 2015-07-20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