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후반 조선의 아이들은 어떻게 놀았을까.
팽이치기, 제기차기, 연날리기 등 아버지 세대들이 어릴 때 했던 놀이들이 댕기머리, 한복 차림의 124년 전 조선 아이들 사이에서 그대로 행해졌던 사실이 생생한 그림과 함께 전해졌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2011년 코베이경매에서 구매한 희귀 자료인 ‘조선아동화담’(1891년 일본 학령관 발행)의 영인본(민속원 출판사·사진)을 최근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책은 원산에 거주하던 일본인 이시이 겐도가 저술했다. 저자는 개항 이후 인천, 부산, 원산으로 대거 이주해와 상업에 종사하는 일본인들에게 조선의 지리와 풍속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썼다고 밝혔다. 책에는 아동풍속과 아동놀이를 서술하면서 당시 서양인들에게 조선의 풍속을 그려 팔았던 기산 김준근의 그림 10점이 같이 수록돼 있다. 예컨대 조혼풍습에 대해 전하고, 제기차기를 하는 아이들 그림 속 갓 쓴 이가 조혼자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팽이치기와 관련해선 “근년 일본에서도 행해져 도고마라 불린다. 생각건대 한지(韓地)에서 건너온 놀이가 아닌가 한다”고 설명한다. 서두에 조선 지리와 역사를 간략히 기술했고 ‘조선국왕초상’ ‘조선전도’ ‘숭례문의 진경’ 등 펜화도 삽입돼 있다. 조선고대사를 왜곡된 관점으로 서술하는가 하면, 조선왕 명칭을 ‘이군(李君)’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영인하면서 국문 번역본을 추가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124년 전 조선 아이들 이렇게 놀았구나”… ‘조선아동화담’ 영인본 발간
입력 2015-07-20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