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극복하는 교회들] ⑦ ‘교회학교 천국’ 전주시온성교회

입력 2015-07-20 00:55
전주시온성교회의 ‘성품학교’에 참여한 학생들이 ‘감사’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마친 뒤 한자리에 모였다. 전주시온성교회 제공
교회학교 주일 예배 시간에 헌금 안내위원을 맡은 어린이 모습.
맥추감사주일이었던 지난 5일 오전 11시. 교회 로비와 앞마당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사라졌다. 어른들도 눈에 띄지 않았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 있는 전주시온성교회(황세형 목사)의 주일 풍경이다.

이 교회에서는 3부 대예배와 유아·유치·유년·초등·중등·고등·청년부 등 총 7개 교회학교 예배가 오전 11시에 일제히 드려진다. ‘11’이란 숫자에는 성도들뿐 아니라 교회학교를 향한 교회의 배려와 담임목사의 중요한 목회 원칙이 숨어 있다. 도보로 오갈 수 있는 아파트촌이 아닌 전주 시내 한가운데 위치한 교회 입지 특성상 온 가족이 차량 등으로 함께 움직여야 하는 여건과 형편을 고려한 것이다. 부모들이 예배를 드리는 시간대에 자녀들도 교회학교에서 예배를 드리는 광경은 전주시온성교회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됐다.

교회 본당 옆 옛 전북도교육청을 개조해 만든 글로벌비전센터. 교육청이 전주 효자동으로 이전하면서 2011년 초 매입한 옛 건물로, 교회학교의 모든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안에 들어서자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넘쳐흘렀다.

2층 베들레헴홀에서는 유아부 예배가 막 시작됐다. 10여명의 유아들은 교사와 부모들 앞에서 찬양에 맞춰 율동을 따라하고 있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유치부와 함께 예배를 드렸는데 인원이 늘면서 반을 나눴다.

같은 건물의 디모데홀에서는 60명 넘는 초등학생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초등부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김영륜 부목사는 “글로벌비전센터는 주일뿐 아니라 주중과 주말에도 유아와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각종 교육과 프로그램이 펼쳐지는 다목적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지저스 힐드 더 식(Jesus healed the sick).” “예수님이 병자를 고치셨어요.”

오후 2시 글로벌비전센터 사무엘홀에서는 유치부원들의 유창한 영어발음이 흘러나왔다. 유치부를 담당하는 강효영(여) 전도사가 진행하는 ‘정철 영어성경 스쿨’ 수업 시간. 올해는 지난해 등록자 17명보다 20% 정도 늘어난 21명의 어린이들이 등록했다. 비슷한 시간에 열리는 또 다른 활동으로 ‘미술학교’도 있다. 교회 성도들 가운데 미술 전공자 등을 중심으로 미술치료 기능을 가미한 프로그램이다. 5∼6세 어린이 20여명이 참여한다.

‘성품학교’ ‘아기학교’ 등 유아와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글로벌비전센터에서 펼쳐진다. 7년째 봄·가을 학기로 이어오고 있는 성품학교는 전주시온성교회의 ‘명품’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아기학교에 대한 산모들의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의 목표는 명확하다.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자’ ‘전도를 위한 접촉점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달 초 현재 교회학교 학생 수는 300여명. 황세형 목사가 1999년 부임할 때 학생 수가 18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교회학교 학생 수 증가는 1000명 정도 되는 장년층의 평균 연령대를 낮춰 ‘젊은 교회’를 만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50∼60대 비율이 높은 여타 지방교회와 달리 전주시온성교회에는 40대 비율이 가장 높다. 저출산·고령화에다 인구공동화로 젊은 층이 빠져나가는 지방교회의 현실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하다.

황 목사는 “우리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은 ‘교회학교 발전이 곧 교회의 성장’이라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다음세대 사역을 통해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복음전파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