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주를 찾았다. 소수민족 껴안기라는 분석과 함께 북한 중국 러시아 간 경제협력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앙 정부의 지원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신화통신은 전날 지린성 시찰에 나선 시 주석이 가장 먼저 옌볜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시 주석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옌볜 대표들을 만나 옌볜 방문을 약속했고 이번 방문은 이를 지킨 것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옌볜 방문에서 조선족의 생활에 관심을 표명하며 친밀감을 높이려고 애를 썼다. 조선족 가정을 방문했을 때는 조선족 풍습대로 신발을 벗고 집 안에 들어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기도 했다. 온돌을 보고 시 주석은 “깨끗하고 모임을 갖기 좋겠다”고 관심을 표명했다. 일부에서 아직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한다는 얘기에 시 주석은 “위생적인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한 뒤 “샤오캉(小康: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상태) 사회에 어느 소수민족도 배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7일에는 지린성 창춘으로 이동, 최근 합병한 고속철회사 중처(中車)의 객차 조립 공장을 방문했다.
시 주석이 방문한 지린성을 비롯한 랴오닝성과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은 경제난이 심각한 지역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지린성 6.5%, 랴오닝성 5.8%, 헤이룽장성 5.6% 등 전국 평균 성장률 7.4%에 훨씬 못 미치는 최하위권이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4월 지린성 창춘을 방문해 “동북 3성이 현재 중국 대표 낙후지역이지만 이는 경제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크고 폭발적일 수 있다는 의미”라며 동북지역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신화통신은 “이곳(옌볜)은 북·중·러 3국의 경계지역으로 ‘동북진흥(개발계획)’ ‘투먼장(圖們江·두만강) 개발’ 등 국가전략들이 중첩돼 추진되고 있는 곳”이라며 시 주석의 지린성 시찰이 동북 개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전인대에서 지린성 대표단에 “주변국 및 지역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의 주문을 하기도 했다. 지린성은 올해 들어 북한·러시아와 접경한 두만강 하구 일대에 내외국인의 출입이 자유로운 ‘초국경 국제관광구역’ 건설 추진 등을 통해 경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옌볜이 북한과 접경 지역이라는 점에서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이 소원해진 북한에 모종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선스순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주임은 블룸버그통신에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좌절감을 느끼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여전히 북·중 관계를 전략적으로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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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조선족 마을서 책상다리 환담… 취임 후 처음으로 옌볜 찾아
입력 2015-07-18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