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한화’, ‘막내 kt 위즈의 반전’ 그리고 ‘선두권의 혼전’. 전반기 프로야구를 압축 설명하는 단어다. 상위권 팀들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쳤고 하위권 팀들은 스토리 있는 반전으로 야구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16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치르면서 프로야구는 나흘간의 짧은 휴식기에 들어갔다.
◇짜릿한 ‘극장 야구’ 연출한 한화와 꼴찌 kt=올해 최고의 히트메이커는 한화 이글스와 김성근 감독이다. 지난해 최하위로 시즌을 끝낸 뒤 한화 팬들은 1인 시위 등으로 김 감독 영입을 요구했다. 김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스프링캠프 지옥 훈련을 진행했고, 선수들은 독이 오른 듯 경기장에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 화답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27번의 역전승, 불펜진을 총동원하는 포스트시즌식 경기 운용으로 ‘극장 야구’를 선보였고 순위는 어느새 5위까지 올라갔다.
시즌 초반 막내 kt는 침울했다. 2할 대 승률을 밑돌았고 5월 한 때 최악의 승률(0.130)을 경험했다. 과감한 리빌딩 작업은 팀을 바꿨다.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교체로 6월부터 승수를 쌓기 시작했다. 0.241이었던 팀 타율은 5월 말 댄 블랙을 영입한 뒤 0.320으로 치솟았다. 하반기 상·중위권 판도를 흔들 태풍의 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목표는 신생팀 최고 승률인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0.425를 뛰어넘는 것이다.
인기팀 ‘엘롯기(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는 7∼9위 하위권 그룹을 형성하며 전반기를 우울하게 끝냈다. 6위 SK 와이번스도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1위 쟁탈전=시즌 전 전문가들은 절대 강자가 없을 것이라며 뜨거운 경쟁을 예고했다. 실제 6월 한 달 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가 10번이나 1위 자리를 오갔다. 이달 삼성이 자리 굳히기에 나섰지만 NC와 두산의 추격은 만만치 않다.
4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삼성은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다. 투타 밸런스의 완벽한 조합을 앞세워 리그 최고 팀임을 입증했다. 이승엽은 400홈런 신화를 썼고 구자욱은 신인의 패기를 보여줬다. 알프레도 피가로는 11승을 올리며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던 두산의 선전은 예상 밖이다. 다승 1위 유희관과 좌완 장원준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NC와 넥센 히어로즈는 돌풍의 핵이다. NC는 창단 3년째가 되면서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들었다. 악재가 겹치며 시즌 초반 한때 9위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4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타더니 1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5월에만 20승을 거뒀다.
넥센은 강정호의 공백에도 홈런 공장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199개 홈런 터뜨렸는데 올해는 박병호와 유한준, 김하성을 앞세워 전반기에만 122개를 생산해 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마리한화’에 열광하고 막내 마법에 환호… 프로야구 상반기 결산
입력 2015-07-18 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