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극복하는 교회들] ⑦ 전주시온성교회의 교회학교 프로그램

입력 2015-07-20 00:24
전주시온성교회의 성품학교 수료식에서 한 어린이가 발표를 하고 있다. 전주시온성교회 제공
지난 5일 교회 글로벌비전센터에서 열린 '정철 영어성경 스쿨'에서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는 어린이들. 전주시온성교회 제공
성품학교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단체 게임을 하고 있다. 전주시온성교회 제공
“목사님, 교회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요. 감사해요.”

전주시온성교회 황세형 목사는 수 년 전 한 아이 엄마로부터 건네받은 인사를 잊지 못한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가장 목말라하는 게 자녀들을 위한 교육 분야인데, 교회가 그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준 것 같다는 뿌듯함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전주시온성교회가 펼치고 있는 다양한 교회학교 프로그램에는 몇 가지 공통분모가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복음의 접촉점’이다=2009년 하늘꿈학교(주말 말씀학교)로 시작된 전주시온성교회의 ‘성품학교’는 신앙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감사 기쁨 창의 지혜 등 12가지 성품에 대해 주제별로 10주씩 교육이 진행된다.

6세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가 교육 대상인데, 과정마다 30∼60명씩 등록한다. 교회에 다니는 가정부터 타 교회 성도, 지역주민들의 자녀들까지 참가자 폭은 다양하다. 성품학교를 담당하는 이유미(여) 목사는 7년째 프로그램을 이어오면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150명 정도 되는 교회학교 유·초등부 학생 중에 성품학교를 수료한 학생이 3분의 1 정도 돼요. 그런데 이 학생들이 예배 같은 공동체 모임에서 드러내는 언행이 다른 아이들과 확연히 달라요. 성품교육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요.” 이 같은 교육 효과를 실감한 학부모들은 성품학교를 통해 자연스럽게 교회학교로 자녀들을 보내기도 하며, 기존에 교회를 다니던 아이들은 교회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게 이 부목사의 경험담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다음세대뿐 아니라 기성세대를 향한 ‘복음의 접촉점’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도입된 아기학교에는 20개월 된 영아부터 만 4세 유아까지 참여한다. 흥미로운 건 10주 프로그램을 수료한 비신자 아이 부모 가운데 반드시 새신자 가정이 생긴다는 점이다. 아기학교 부장인 유재란 권사는 “기수마다 비신자 가정이 3∼4가정 되는데 수료할 때가 되면 2가정 정도는 교회에 등록한다”고 설명했다. 교회학교 유아부와 함께 아기학교를 맡고 있는 이설희(여) 전도사는 “프로그램 내용과 더불어 교회학교에 대한 자연스러운 관심이 생기면서 교회 문을 두드리는 것 같다”며 “기존에 신앙을 갖고 있는 아기 엄마들은 아기학교를 통해 신앙적으로 한층 더 성숙해진다”고 말했다.

◇나는 ‘프로페셔널’이다=이 전도사는 아기학교 운영 경력 9년차다. 전주 지역 일대에서는 가장 오랜 경력과 노하우를 지닌 사역자로 꼽힌다. 전주에서 처음 생긴 아기학교 프로그램을 맡기도 했다. 성품학교를 이끌고 있는 이 부목사도 이 분야의 베테랑이다. 초창기 1년 동안 서울과 전주를 오가며 ‘좋은나무성품학교’ 지도자 교육을 이수한 뒤 교회 여건에 따라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면서 ‘명품교육’으로 만들어냈다.

매 주일 오후 2시에 진행되는 미술학교에도 전문가들이 교사로 포진해 있다.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미술학교에는 미술을 전공한 대학교수나 미술 전공 학생들이 담당 및 보조 교사로 활동한다. 이들 전문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들을 체크해 학부모들에게 안내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부모들의 건전한 욕구를 채워줘라=전주시온성교회는 조만간 교회 홈페이지를 새롭게 꾸밀 계획이다. 교회가 펼치고 있는 다양한 ‘다음세대 프로그램’ 등을 친절하게 소개하자는 게 개편 취지다. 교회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이나 외지에서 이사 온 사람들이 자녀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찾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면서 “부모들이 갖고 있는 자녀들에 대한 교육 열망을 가능한 범위에서 채워주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세대 사역에 초점을 둔 전주시온성교회의 또 다른 특징은 아이들이 늘 전면에 선다는 것이다. 일례로 교회학교 교사 헌신예배는 교회학교 어린이들이 함께 드린다. 교사들만 참석하는 주요 교회들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독거노인들을 위한 공연이나 각종 절기행사에도 교회학교 어린이들의 공연이 꼭 따라붙는다. 웬만한 부모들은 무대에 서는 자녀들을 보려고 교회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복음의 접촉점이 되고 있다. 전주시온성교회는 ‘사람 낚는 어부’의 지혜를 터득한 것 같았다.전주=글·사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