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교회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요. 감사해요.”
전주시온성교회 황세형 목사는 수 년 전 한 아이 엄마로부터 건네받은 인사를 잊지 못한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가장 목말라하는 게 자녀들을 위한 교육 분야인데, 교회가 그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준 것 같다는 뿌듯함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전주시온성교회가 펼치고 있는 다양한 교회학교 프로그램에는 몇 가지 공통분모가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복음의 접촉점’이다=2009년 하늘꿈학교(주말 말씀학교)로 시작된 전주시온성교회의 ‘성품학교’는 신앙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감사 기쁨 창의 지혜 등 12가지 성품에 대해 주제별로 10주씩 교육이 진행된다.
6세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가 교육 대상인데, 과정마다 30∼60명씩 등록한다. 교회에 다니는 가정부터 타 교회 성도, 지역주민들의 자녀들까지 참가자 폭은 다양하다. 성품학교를 담당하는 이유미(여) 목사는 7년째 프로그램을 이어오면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150명 정도 되는 교회학교 유·초등부 학생 중에 성품학교를 수료한 학생이 3분의 1 정도 돼요. 그런데 이 학생들이 예배 같은 공동체 모임에서 드러내는 언행이 다른 아이들과 확연히 달라요. 성품교육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요.” 이 같은 교육 효과를 실감한 학부모들은 성품학교를 통해 자연스럽게 교회학교로 자녀들을 보내기도 하며, 기존에 교회를 다니던 아이들은 교회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게 이 부목사의 경험담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다음세대뿐 아니라 기성세대를 향한 ‘복음의 접촉점’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도입된 아기학교에는 20개월 된 영아부터 만 4세 유아까지 참여한다. 흥미로운 건 10주 프로그램을 수료한 비신자 아이 부모 가운데 반드시 새신자 가정이 생긴다는 점이다. 아기학교 부장인 유재란 권사는 “기수마다 비신자 가정이 3∼4가정 되는데 수료할 때가 되면 2가정 정도는 교회에 등록한다”고 설명했다. 교회학교 유아부와 함께 아기학교를 맡고 있는 이설희(여) 전도사는 “프로그램 내용과 더불어 교회학교에 대한 자연스러운 관심이 생기면서 교회 문을 두드리는 것 같다”며 “기존에 신앙을 갖고 있는 아기 엄마들은 아기학교를 통해 신앙적으로 한층 더 성숙해진다”고 말했다.
◇나는 ‘프로페셔널’이다=이 전도사는 아기학교 운영 경력 9년차다. 전주 지역 일대에서는 가장 오랜 경력과 노하우를 지닌 사역자로 꼽힌다. 전주에서 처음 생긴 아기학교 프로그램을 맡기도 했다. 성품학교를 이끌고 있는 이 부목사도 이 분야의 베테랑이다. 초창기 1년 동안 서울과 전주를 오가며 ‘좋은나무성품학교’ 지도자 교육을 이수한 뒤 교회 여건에 따라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면서 ‘명품교육’으로 만들어냈다.
매 주일 오후 2시에 진행되는 미술학교에도 전문가들이 교사로 포진해 있다.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미술학교에는 미술을 전공한 대학교수나 미술 전공 학생들이 담당 및 보조 교사로 활동한다. 이들 전문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들을 체크해 학부모들에게 안내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부모들의 건전한 욕구를 채워줘라=전주시온성교회는 조만간 교회 홈페이지를 새롭게 꾸밀 계획이다. 교회가 펼치고 있는 다양한 ‘다음세대 프로그램’ 등을 친절하게 소개하자는 게 개편 취지다. 교회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이나 외지에서 이사 온 사람들이 자녀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찾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면서 “부모들이 갖고 있는 자녀들에 대한 교육 열망을 가능한 범위에서 채워주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세대 사역에 초점을 둔 전주시온성교회의 또 다른 특징은 아이들이 늘 전면에 선다는 것이다. 일례로 교회학교 교사 헌신예배는 교회학교 어린이들이 함께 드린다. 교사들만 참석하는 주요 교회들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독거노인들을 위한 공연이나 각종 절기행사에도 교회학교 어린이들의 공연이 꼭 따라붙는다. 웬만한 부모들은 무대에 서는 자녀들을 보려고 교회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복음의 접촉점이 되고 있다. 전주시온성교회는 ‘사람 낚는 어부’의 지혜를 터득한 것 같았다.전주=글·사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저출산·고령화’ 극복하는 교회들] ⑦ 전주시온성교회의 교회학교 프로그램
입력 2015-07-20 0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