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돌아왔다. 첫 ‘터미네이터’가 개봉된 지 30년, 시간여행이라는 주제와 함께 돌아왔지만 그의 모습에선 지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뉴턴 이후 공고했던 시간의 절대성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해 깨지고, 관측자에 따라 시간도 상대적이란 것이 입증되면서 시간의 본질에 대한 연구는 과학의 한 주류가 되었다.
굳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아니어도 1년이란 시간의 속도감이 나이를 더하면서 더욱 빠르게 느껴지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는 사항이다. 19세기 자넷이 제안한 ‘비례이론’은 10대 청소년과 50대 성인이 느끼는 1년의 속도감이 다른 이유를 설명한다. 15세 청소년에게는 자신 생애의 15분의 1에 해당되는 1년이 45세 성인에겐 인생의 45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45세가 느끼는 시간의 스피드는 3배가 된다는 것이다. 즉, 1년이란 시간이 나이를 먹음에 따라 짧게 느껴지는 것은 일생이라는 공통분모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른 흥미로운 이론은 심리학자 호아글랜드의 ‘체온이론’이다. 이는 사람은 투병 중에는 일반적으로 체온이 오르는데 이러한 상태에서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게 느껴진다는 데 기초한 설명이다. 유아동기의 체온은 실제로 성인보다 높고, 나이가 들면서 체온이 조금씩 낮아지며 이 때문에 심리적으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론은 ‘생체시계이론’인데 이는 어린 시절 몸속의 생체시계는 빠르게 움직이나 나이가 들면서 느려지기 때문에 1년이라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지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설명이다.
2년 전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지에 발표된 루위스의 자료에 의하면 나이를 먹으면서 시간이 빠르게 느껴지는 것은 시간에 쫓겼던 경험과 압박감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시간부족이라는 스트레스의 증가가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끼게 만든다는 것이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욕망이 한두 번이 아니었을 우리의 일상, 시간여행이 불가능한 현실이니 시원한 곳에서 영화 한편 보며 스트레스를 풀고 시간의 흐름을 늦춰보면 어떨까?
노태호(KEI 선임연구위원)
[사이언스 토크] 터미네이터와 시간
입력 2015-07-18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