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권을 가진 금호산업 매각을 둘러싼 채권단과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신경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15일에 이어 16일에도 회의를 열어 금호산업의 적정 매각 금액을 논의했다.
핵심은 금호산업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얼마로 산정할 것인가이다. 채권단은 최근 실사를 통해 금호산업의 기업 가치를 주당 3만1000원으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금호산업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5369억원(50%+1주)이 필요하다. 채권단은 기업가치 5369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30∼50% 사이에서 결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기본 가격에 40%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으면 최종 매각 가격은 7500억원대가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너무 비싸다’는 입장이다. 그룹 측은 “채권단으로부터 공식 통보받은 바 없다”고 전제한 뒤 “금호산업 주가가 1만9000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주당 3만1000원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호반건설도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주당 3만900원(총 6007억원)의 인수 희망가격을 제시한 바 있다. 채권단이 생각하는 매각 금액과 반드시 금호산업을 인수해야 하는 박 회장의 인수 예상 금액 차이가 상당히 큰 상황이다. 다음달부터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양측의 협상 과정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채권단 7500억대 산정에 금호아시아나 “너무 비싸”… 금호산업 인수 적정가 신경전
입력 2015-07-17 0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