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수수료 인상 문제를 두고 TV홈쇼핑사인 홈앤쇼핑과 종합유선방송사(SO)인 현대HCN이 정면충돌했다. 홈앤쇼핑은 현대HCN의 송출수수료 인상 요구에 대해 관련 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공개 반발했다. TV홈쇼핑 업체와 SO 간 송출수수료 협상은 매년 난항을 겪긴 했지만 관련 기관에 진정서가 제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16일 “지난 14, 15일 이틀에 걸쳐 미래창조과학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에 ‘현대HCN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 남용 등에 대한 진정의 건’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의견서는 현대HCN이 거래상 지위남용, 거래거절, 차별행위, 방송법상 금지행위 등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측의 갈등이 표면화된 배경에는 해묵은 송출수수료 문제가 놓여 있다. 현대HCN은 지난 4월 20일과 5월 28일 홈앤쇼핑에 송출수수료 30% 인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홈앤쇼핑 개국 이후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아 다른 홈쇼핑사와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이유 등을 들었다. 반면 홈앤쇼핑 측은 현대HCN 방송권역에서 매출 효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화에서 되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맞서 왔다.
업계에선 TV홈쇼핑을 둘러싼 환경 변화를 감안할 때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TV홈쇼핑 업체들은 현대HCN, CJ헬로비전, CMB 등 SO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SO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SO 대신 올레tv를 비롯한 인터넷TV(IPTV)에 가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고,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SO를 통한 수익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특히 TV홈쇼핑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것도 송출수수료 조정의 배경이 되고 있다. ‘불황을 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매년 성장해온 TV홈쇼핑 시장은 소비자들의 TV 시청 습관 변화, 모바일 시장 성장으로 과거와 같은 성장은 힘든 상황이다. 실제 지난 1분기 GS홈쇼핑과 CJ오쇼핑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2.1%, 7.9% 줄었다. 특히 2분기에는 ‘가짜 백수오’ 환불 사태로 영업이익이 더욱 줄 것으로 추산된다. 공영홈쇼핑 출범에 T커머스 개국까지 잇따르면서 업체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TV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매년 송출수수료 협상이 난항을 겪긴 했지만 올해의 경우 방송 환경 변화와 홈쇼핑 실적 악화로 SO를 비롯한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과의 수수료 협상이 더욱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TV홈쇼핑-SO 송출료 놓고 정면 충돌
입력 2015-07-17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