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서 높이 3000m 넘는 얼음산 발견… 별의 울퉁불퉁한 표면은 ‘유년기의 증거’

입력 2015-07-17 02:58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15일(현지시간) 공개한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가 보내온 명왕성 표면의 모습. 표면에서는 3000m가 넘는 얼음산들과 깊은 협곡들이 발견됐다. 명왕성의 가장 큰 위성인 카론을 찍은 사진에서는 어두운 성질의 물질이 몰려 있는 듯 북극 지역이 시커멓게 보였다(오른쪽 위). 명왕성의 또 다른 위성인 히드라도 모습을 드러냈다(아래). 해상도가 낮아 모자이크 처리한 것처럼 보인다. UPIAFP연합뉴스

명왕성(Pluto·그리스 신화의 저승세계의 신)에 저승사자들은 없었다. 대신 3000m 넘는 얼음산들이 있었고, 지표면도 울퉁불퉁 거칠었다. 거친 표면은 이들이 생성된 지 1억년 미만임을 시사했다. 49억년 전에 생성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구에 비해선 ‘아기’ 같은 별인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가 촬영한 명왕성 표면 사진을 1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명왕성 지표면에는 수천m 이상의 산이 수두룩했다. 아직 보이지 않는 곳에 3000m보다 훨씬 더 높은 산들이 있을 개연성이 있다.

이는 지름이 2370㎞ 크기인 작은 별치고는 산 높이가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오래된 별일수록 지표면이 균일해야 하는데 그만큼 젊다는 방증이다. 지름이 1만2700㎞인 지구의 제일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가 8848m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높은 산들이다. 나사는 아직 화산이나 충돌 크레이터(분화구)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명왕성의 최대 위성 카론도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찍혔다. 카론은 지름이 1200㎞ 정도이며 표면에서 지면이 갈라져 약 1000㎞ 길이의 가늘고 긴 절벽과 계곡이 확인됐다. 깊이는 7∼9㎞로 추정됐다. 카론의 북극 지역은 시커멓게 보여 어두운 성질의 물질이 몰려 있을 가능성이 있다.

명왕성의 위성 5개 중 하나인 히드라도 발견 10년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히드라는 2005년에 존재가 알려졌으나 그동안 크기나 모양은 알 수 없었다. 다만 이번에도 해상도가 너무 낮아 대략의 윤곽을 알 수는 있지만 정확한 모습은 여전히 알기 어려웠다.

히드라는 43㎞×33㎞ 정도 크기로 대략 제주도(73㎞×41㎞) 절반만 했다. 일반적으로 둥근 모습의 달들과는 달리 히드라는 불규칙한 부정형의 모습을 지녔다. 얼핏 감자처럼도 보였고 누운 초승달처럼 생기기도 했다. 사진에는 히드라의 밝은 지역들 안쪽에 지름이 약 10㎞인 어두운 원형 지역이 포착됐고 얼음 등으로 지표면이 덮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