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롯기’. 프로야구 최고 인기구단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를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동반 위기에 몰려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16일로 전반기를 마감했는데 세 팀이 총체적 난국 속에 자칫 8년 만의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참담한 ‘동맹’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고 인기 구단이지만 LG와 롯데, KIA는 2000년대 꼴찌를 번갈아했다. 이에 팬들은 ‘엘롯기 동맹’이라고 이를 비꼬았다. 하지만 롯데가 제리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후 2008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KIA는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마지막으로 2013년 LG가 무려 10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면서 이 말은 사라지는 듯 했다. 2008년 이후 지난 시즌까지 세 팀은 번갈아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그런데 ‘엘롯기 동맹’이 8년 만에 현실화 되고 있다. 15일 현재 팀 순위는 7위 KIA, 8위 롯데, 9위 LG다. 하위권에서 똘똘 뭉쳐 있다. KIA와 6위 SK 와이번스와의 승차는 4.5경기로 벌어졌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한화 이글스와 KIA와의 승차는 무려 6게임이나 난다.
후반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오히려 암담한 수준이다. 이달 성적만 놓고 보면 세 팀은 8∼10위다. LG와 롯데가 각각 4승 7패, KIA는 2승 9패다. 꼴찌인 kt 위즈가 7승 3패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KIA는 무뎌진 방망이가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에이스 양현종과 확실한 마무리 윤석민이 버티고 있는 마운드는 그나마 안정돼 있지만 타선이 제 때 터지지 않는다. KIA의 이달 팀 타율은 0.220으로 꼴찌다. 특히 4번 타자 나지완의 타율은 0.201이다.
롯데는 뒷문이 부실하다. 방망이는 괜찮다. 팀 타율 5위(0.271), 팀 홈런은 2위(110개)에 올라있다. 그러나 전반기가 끝나도록 유일하게 아직까지 마무리 투수를 못 정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력의 핵 강민호마저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LG는 5월 3일 이후 계속 두 달 넘게 9위에 머물러 있다. 팀의 정신적 지주인 ‘적토마’ 이병규는 타율 0.222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2군으로 내려갔다. 이달 초 투수 정찬헌이 음주운전 파문을 일으켜 팀 분위기마저 나락으로 추락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세 팀이 이렇게 하위권에 맴돌고 있는 게 프로야구 흥행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야구] 슬픈 ‘엘롯기’… 8년만에 동반 PO 좌절?
입력 2015-07-17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