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촉각은 물론 후각 기능까지 갖춘 ‘전자 피부’를 처음으로 개발했다. 스마트폰이나 로봇이 우리 주변에서 유해가스 발생 즉시 ‘냄새’를 맡아 알려주거나 사람의 체온·땀 정보를 분석해 건강상태를 체크해주는 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전자 피부는 반창고처럼 인체 피부에 붙이거나 몸속에 내장해 이용하는 센서·전자회로 등을 말한다.
숭실대 유기신소재·파이버공학과 김도환(사진) 교수팀은 촉각, 온도·습도 변화는 물론 인간 피부가 감지할 수 없는 다양한 유해가스 냄새 및 유기 용매 등을 분별하는 ‘전자 피부(e-skin)’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이달 말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표지 논문으로 발표된다.
연구진은 물체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전기 용량’ 특성을 이용해 새로운 전자 피부를 만들어 냈다. 전기용량이 압력이나 터치 같은 촉각뿐 아니라 유해가스, 유기 용매에 의해서도 미세하게 변화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연구진은 소재 표면에 기체 상태 물질이 얇은 막을 형성하도록 화학 반응을 주는 ‘화학기상증착법(CVD)’을 통해 전기 전도도와 탄성이 높은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합성했고, 이를 토대로 전기 용량의 변화를 감지하는 착용형 소자를 개발했다.
김 교수는 “휘어지고 늘어나는 피부로서의 특성과 함께 촉각·후각 기능을 동시에 가진다”면서 “향후 극한 환경 및 사고 감지용 스마트 로봇 피부, 차세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개발 등 응용 분야가 다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촉각에 후각까지… 냄새 맡는 전자피부 세계 첫 개발
입력 2015-07-17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