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박강월] 휴거의 자격 = 산 순교

입력 2015-07-18 00:55
오래 전 천국으로 이주해 가셨지만, 예전에 요한계시록을 강해해 주신 내가 존경하던 K장로님은 휴거의 자격을 갖춘 사람은 최소한 ‘산 순교’를 통과한 성도여야 한다는 것을 늘 강조하셨다. ‘살아 있으나 순교 당하는 것 같은 삶’, 생각만으로는 도무지 어떤 삶인지 짐작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두렵고 떨리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며칠 전 홀로 골방예배를 드리다가 놀라운 한 가지를 발견했다. 여호와께 제물이 된다함은 원래 죽어있는 짐승이 아니라 반드시 살아있는 것이 죽임을 당한다는 사실이다. 살아있는 것이 먼저 죽임을 당하고, 그 주검에서 피를 받아낸 후 몸은 각을 뜨고 기름과 뼈와 함께 태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단순히 죽는 것 외에 더욱 처절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그와 같은 과정이 두려워 마땅히 지고 가야할 십자가는 피하고, 그럴싸하게 믿음을 하나의 액세서리처럼 달고 살면서 좀 더 평안하게, 좀 더 고상하고 우아하게, 좀 더 넘치는 복만 추구한다면 어찌 진정한 제물로 드려질 수 있겠는가?

K장로님은 또 이런 섬뜩한 표현도 하셨다. ‘교회마당만 밟고 공기만 파동 시키고 다니는 고깃덩어리’ ‘과연 나는?’하고 스스로에게 수없이 질문을 던져 본다. 내가 원하는 한 가지는 진실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제물이 되는 것이니, 살았으나 죽은 자 같은 자(계 3:1) 가 아닌 ‘살아 있으나 순교 당하는 것 같은 삶’을 살리라 결단해 본다. 기왕에 견디는 것,기뻐하고 감사하며 견뎌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우리 모두 이기는 자에게 주시는 생명의 면류관, 의의 면류관을 받아 천국에 울려 퍼지는 승리의 팡파르를 들으며 받은 면류관을 주님 앞에 다시 높이 올려드릴 수 있기를 기도드린다.

박강월(수필가, 주부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