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이글대는 한낮의 뜨거운 태양에 시원한 계곡물이 그리운 여름입니다. 작년과 달리 올해의 여름은 장마철에도 비가 내리지 않는 ‘마른 장마’가 지속되어 상수원의 물 부족으로 큰빗이끼벌레의 증식이 과다하여 상수도 오염의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연일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의 입안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침샘은 침을 만드는 기관인 입안의 상수원으로, 물을 공급하는 마르지 않는 옹달샘입니다. 침으로 인하여 우리는 음식을 먹거나 말을 할 수 있으며, 침을 계속 순환시켜 입안의 세균을 씻어냄으로써 입안의 위생을 유지합니다.
입안의 상수원인 침샘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하여 오염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흔한 원인이 침샘에 생기는 돌(타석)입니다. 담낭이나 콩팥에 돌이 생기듯 침샘에도 석회화가 발생하여 돌이 생기게 되는데, 이는 구강위생이 불량하거나 구강 내 세균의 번식으로 인한 염증, 전신상태의 악화 등으로 인해 침의 화학적 성분이 변하게 되면, 침이 끈적끈적해지면서 침샘관을 통해 배출이 어려워집니다. 저류된 침은 석회화가 진행되고 타석을 만들게 됩니다. 타석이 생기게 되면 음식을 먹을 때 턱이나 귀 주변 부위의 침샘이 심하게 부어오르고 아프며, 음식을 먹은 후 붓는 증상이 서서히 호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는 음식의 자극에 의해 침의 분비가 증가되는 반면 침이 배출되는 침샘관이 타석에 의해 부분 또는 완전 폐쇄가 되어 침이 침샘 안에 계속 저류되기 때문입니다. 타석은 턱의 아래쪽에 있는 침샘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이에 대한 치료는 수술적으로 타석을 제거하는 방법이 유일합니다. 타석의 제거는 대부분의 경우 외부절개 없이 침샘 내시경술이나 입안의 절개를 통해 수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타석이 침샘 깊숙이 있거나, 오랜 기간 반복된 염증으로 이미 침샘 기능이 소실된 경우는 외부절개를 통하여 침샘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침샘 내시경술은 침샘관에 내시경을 삽입하여 직접 침샘관 내부를 보면서 수술을 시행하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는 최첨단 치료법입니다. 침샘이 붓는 질환 중 타석 외에도 침샘 협착, 침샘관 용종과 같은 다양한 질환으로 인해 침샘에 반복적인 염증이 생기는 경우에 기존에는 약물 치료 후 반응이 없는 경우 침샘 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주된 치료법이자 유일한 방법이었으나, 이제는 침샘 내시경술로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내시경술은 입안을 통한 최소한의 절개로 얼굴에 흉터가 나지 않으며,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고, 기존 침샘 절제술시 4∼5일 정도 걸렸던 입원기간을 1∼2일로 줄이고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침샘 내시경술로 인한 타석 제거술의 성공률은 90%가 넘어 거의 대부분의 타석을 침샘 내시경술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타석을 정확히 진단하고 제거함으로써 구강 내 옹달샘인 침샘의 기능을 보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임재열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건강 나침반] 구강내 타석 정확한 진단-제거로 ‘마르지 않는 옹달샘’ 잘 보존해야
입력 2015-07-20 02:33 수정 2015-07-20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