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56)의 지난 11일(현지시간) 알티플라노 연방교도소 탈옥 장면을 담은 CCTV 영상을 14일 공개했다.
CCTV 영상을 보면 죄수복을 입은 구스만은 오후 8시52분쯤 잠시 방을 왔다 갔다 하다 끝에 있는 샤워 칸으로 들어가 몸을 굽힌다. 이후 샤워 칸에서 나와 침대에 걸터앉아 신발을 갈아 신은 그는 다시 샤워 칸으로 가 몸을 굽히면서 사라졌다. 탈옥 직전의 그는 초조해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행동이 아주 민첩한 것도 아니었다. 마치 평소 하던 일을 하듯 태연했다.
앞서 멕시코 당국은 구스만이 독방 샤워실에서 교도소 외곽의 인적이 드문 목장의 벽돌 건물 내부까지 연결된 1.5㎞ 길이의 땅굴을 이용해 탈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탈옥한 지 나흘이 지나도록 구스만의 행적이 묘연한 데다 높이 1.7m, 폭 80㎝의 1.5㎞나 되는 땅굴을 외부의 도움 없이 혼자 뚫기 어렵다는 점에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 미국 마약단속국(DEA)의 한 요원은 구스만의 땅굴 탈옥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요원은 남미 매체 텔레수르와의 인터뷰에서 “구스만 못지않은 마약왕으로 불리는 라파엘 카로 킨테로가 2013년 8월 별 이유 없이 형 집행정지로 석방된 뒤 미국이 멕시코에 강하게 반발했다”고 주장했다.
킨테로는 1985년 검거돼 40년형을 선고받고 28년째 복역 중이었다. 이에 멕시코가 미국을 달래기 위해 구스만과 밀약을 통해 추후 풀어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지난해 2월 그를 체포했고, 이번에 땅굴 탈옥이라는 ‘연막작전’을 통해 풀어줬다는 것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마약왕의 ‘프리즌 브레이크’는 조작극?
입력 2015-07-16 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