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포스코 ‘뼈깎는 쇄신’… 권오준 회장 임기 2017년까지 국내 계열사 절반 줄인다

입력 2015-07-16 17:39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강도 높은 경영 쇄신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가 2017년까지 47개(지난해 말 기준)인 국내 계열사를 절반 수준인 22개 정도로 줄이고, 해외 사업도 30% 정리하기로 했다. 또 과거 투자 실패 및 경영 부실과 관련해 임원 43명을 인사조치했다. 포스코P&S, 포스코엠텍, 포항스틸러스, 포스코AST 대표 등 25명이 옷을 벗었고, 18명이 징계를 받았다.

권오준 회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강도 높은 포스코 쇄신안을 발표했다. 쇄신안은 지난 5월 권 회장을 위원장으로 구성된 비상경영쇄신위원회의 2개월 활동 결과물이다. 권 회장은 “부실·적자 사업 규모가 예상 이상으로 심각해 그룹 전체의 부실로까지 확대될 수 있고, 검찰 수사로 포스코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흔들리게 됐다”며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고 다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근본적이고 강력한 쇄신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우선 권 회장 취임 이후 추진해 왔던 구조조정을 가속화해 권 회장 임기인 2017년 3월까지 국내 계열사를 절반으로 줄일 방침이다. 전체 사업 구조를 철강을 중심으로 한 소재, 에너지, 인프라, 트레이딩 등 4대 사업으로 재편하고 나머지 부실 국내 계열사는 단계적으로 구조조정키로 했다. 권 회장은 “올해 말까지 10개(국내 계열사) 정도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부실기업 인수 등 방만 경영을 막기 위해 투자실명제를 도입하고, 계열사와의 거래를 포함한 모든 거래는 100% 공개, 100% 경쟁, 100% 기록 등 3대 100% 원칙을 적용해 청탁과 비리 가능성을 원천 차단키로 했다.

포스코는 이날 2분기 매출 15조1895억원, 영업이익 686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18.2% 감소한 수치다. 반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실적을 반영하지 않은 포스코 단독 기준 실적으로는 매출 6조5760억원, 영업이익 60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했으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 영업이익은 7.5% 증가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