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은 사진을 바꿀 것인가? 드론으로 찍은 사진들을 수록한 국내 첫 사진집 ‘드론’(눈빛)을 보면서 떠오른 질문이다. 발뒤꿈치만 들어도 달라지는 게 사진이다. 프로 사진가들은 사다리를 갖고 다닌다. 하물며 상공 100m라니. 사진집을 낸 블룸버그통신 서울주재 사진기자 조성준(34)씨는 15일 “드론으로 찍은 사진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드론의 시선은 위에서 수직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선이다. 드론의 앵글을 ‘직부감 앵글’이라고 하는데, 기존 사진의 평면적 시선과 완전히 다르다. 수평적 시선에서 수직적 시선으로의 변화라고 할까. 드론 촬영이 대중화되면 드론의 수직적 시선이 일반화될 수 있다.” 드론 촬영은 법적으로 고도 150m를 넘지 못 한다. 그 이상으로 띄우려면 따로 허가가 필요하다. 조씨는 모터가 8개 달린 대형 드론에 DSLR 카메라를 장착하고 주로 100m 상공에서 사진을 찍었다.
“한 번은 올림픽공원의 보도블록을 드론으로 찍었는데 고구려벽화처럼 보였다. 그야말로 새로운 발견이었다. 드론을 사용하면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앵글이 발견된다. 그리고 그동안 마음으로 그리기만 했던 앵글을 실제로 구현해볼 수 있다.”
사진집 첫 페이지에는 ‘현대자동차 아산출고센터’ 사진이 실려 있다. 수백 대에 이르는 흰색 자동차들이 종으로, 횡으로, 또는 빗금무늬로 주차돼 있다. 자동차 하나하나가 점이나 선이 되어 특정 문양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조씨는 “고공촬영은 전체를 조망하게 하고, 관계나 패턴을 보게 한다”고 말했다. 또 “어떤 부분을 클로즈업할 경우,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발견되기도 한다”며 “새로운 발견을 경험하는 쾌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방송에서는 드론 촬영이 이미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사진은 아직 초보적 단계에 있다. 조씨는 지난해 초부터 드론 촬영을 시작했고, 드론으로 찍은 사진을 국내외 신문과 잡지에 서비스하고 있다.
조씨는 “드론은 열기구, 건축물, 항공기 등 기존의 촬영 수단이 지난 비용과 접근성의 제약을 없앰으로써 모든 사진가들에게 고공촬영의 기회를 열어 주었다”면서 “드론 사용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조만간 아마추어들도 드론 촬영을 많이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집은 공장과 논밭, 빌딩, 해수욕장, 고분, 절 등 조씨가 지난 2년간 전국을 돌며 찍은 풍경들을 수록했다. 사진집 뒷부분에는 드론을 사용한 항공촬영법을 덧붙였다. 드론의 종류와 운용법, 촬영금지구역과 허가받아야 할 사항, 드론 촬영에서 주의할 점 등이 담겼다.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책과 길] 수평에서 수직으로 ‘드론’, 사진을 바꾸다… 드론으로 찍은 국내 첫 사진집 발간 조성준 작가
입력 2015-07-17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