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란 원유 ‘잭팟’… 협상타결 최대수혜자

입력 2015-07-16 02:17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중국이 뒤에서 웃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對)이란 제재국면 속에서도 에너지 협력을 중심으로 이란과의 관계를 꾸준히 격상해온 중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이번 타결 소식에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15일 이란 핵 타결로 지난해 518억 달러(약 59조원)를 기록한 중국과 이란의 교역액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창립 회원국으로 가입했고, 시진핑 체제의 글로벌 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에도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국 주도의 상하이협력기구(SCO)에도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시 주석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잦은 만남을 유지하며 경제협력, 안보협력 수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지난해 정상회담에서는 이미 에너지, 고속철, 고속도로, 건축자재, 경공업, 통신, 전력, 기계 등이 양국 협력의 중점 분야로 언급됐다.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싱크탱크 ‘프렌즈 오브 유럽’의 사다 이슬람 정책국장은 중국이 앞으로 이란에 대해 단기적으로 긴급자금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인프라, 원유·가스 개발 등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에 가로막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여왔던 중국이 협상 타결로 마음껏 원유를 사들일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원유에 목마른’ 중국이 핵 협상이 진전을 보인 올해 초부터 이미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늘려왔다고 전했다. 앞으로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풀리게 되면 현재 중국의 원유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의 자리를 잠식할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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