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이 데드라인에 쫓기자 협상팀과 화상회의를 거듭하며 “협상 시한은 무시하고 협상 내용에 신경 쓰라”고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익명을 전제로 콘퍼런스콜(전화회견)을 갖고 협상의 막전막후를 소개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지난 몇 주간 오바마 대통령의 지침은 마감시한에 개의치 말라는 것이었다”며 “대통령은 오로지 합의안의 내용에만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3일 늦은 오후 최종 합의안이 완결됐다는 보고를 대통령에게 하자 대통령은 존 케리 장관으로부터 직접 듣기를 원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케리 장관에게 전화했고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귀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케리 장관이 오스트리아 빈으로 떠난 뒤에도 수차례 통화를 했으며, 협상 타결 전후에는 하루 두 차례 긴밀하게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협상팀은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의 엄청난 지지를 받았다”며 “우리는 지난 며칠간 대통령 및 국가안보팀과 매우 오랜 시간 화상회의를 해 우리의 협상이 어느 지점에 왔는지 검토하고 대통령으로부터 추가 지침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합의안의 내용에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협상 초기의 기대를 넘어섰다’고 말했다”고 소개한 뒤 “대통령이 의원들에게도 이러한 생각을 매우 적극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핵물질 취득 소요기간을 향후 10년간 최소 1년으로 하라고 지시했으며 그것이 충족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루했던 이란과의 핵협상을 ‘루빅큐브’(정육면체 퍼즐 장난감)에 비유한 고위 당국자도 있었다. 이 당국자는 “각각의 주사위가 제자리 찾기를 기다렸다. 7월 14일 이른 오전 마지막 주사위가 제자리를 찾아갔다”며 “빠르면 다음 주 유엔 안보리에 (최종 타결안을 보증하는) 결의안을 제출한다”고 전했다.
다른 당국자는 “합의안의 많은 부분이 지난 4월 2일 스위스 로잔에서의 잠정 타결안과 매우 유사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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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막전막후] “협상 시한 따위 무시하라”… 오바마, 하루 2번 전화독려
입력 2015-07-16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