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에 대한 합당한 보상, 성경에도 기록돼”… NCCK 공개토론회

입력 2015-07-16 00:15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와 비정규직: 신학적 성찰’을 주제로 개최한 공개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국내 노동환경의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1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와 비정규직: 신학적 성찰’을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노동의 신학적 의미를 살피고, 국내 노동환경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하나님의 창조와 인간 노동의 의미’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유경동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28절)며 신성한 노동의 의무를 주셨고, 노동 이후에는 ‘모든 채소와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겠다’(29절)며 적절한 보상을 약속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한복음 5장 17절에서 예수님이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고 말씀하셨듯이 노동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에 포함된 행위”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창조시기에 인간의 노동은 의무이자 하나님의 명령이며 축복이었지만 인간의 타락으로 노동의 내용이 훼손됐다”며 “한국의 비정규직이나 청년실업 문제는 성서에 나타난 하나님 창조의 축복인 노동권을 유린하는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소유권, 노동권, 경영권에 대한 신학적 성찰’에 대해 발표한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는 “성경에서 인정하는 소유권과 경영권은 공동체의 존립과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데 근본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현대사회는 생존권적 기본권으로 인정되는 노동권이 소유권에 의해 제약을 받고 있다”며 “과도한 소유권과 경영권을 감시하고 고발하며 노동권을 보호하는 일이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주장했다.

‘비정규직의 현실과 한국교회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한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노동자의 50%가 비정규직이며, 1년 미만 단기 근로자 비율이 35.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약속한 ‘공공부문에서 상시·지속적 업무는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민간부문 대기업은 고용형태 공시제 등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정규직 고용관행 정착 공약을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 10대 재벌이 보유한 522조 이상의 사내유보금(2013년 통계)을 노동시장의 공익을 위해 사용한다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CCK는 향후 회원교단과 노동선교기관, 사회선교단체, 학계, 평신도단체 등과 함께 ‘비정규직대책 한국교회연대(가칭)’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매년 11월 첫 주를 ‘비정규직을 위한 기도주간’으로 선포하고 기도집을 제작·배포하기로 했다.

글·사진=이사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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