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 차세대 선박 ‘에코십·스마트십’ 개발 거점 육성

입력 2015-07-16 02:59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울산대학교에 위치한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조선·해양플랜트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철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장,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김기현 울산시장, 박 대통령,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신현수 현대중공업 중앙기술원장.연합뉴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울산센터)’가 15일 출범했다. 현대중공업과 울산시를 중심으로 정부기관과 중소 벤처기업들이 힘을 합쳐 울산을 조선·해양플랜트 개발 거점이자 의료용 자동로봇 등 첨단의료자동화 신산업의 중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울산대 공학5호관에 자리한 ‘창조마루’는 창업지식을 공유하고 제품 개발 및 시제품을 제작하는 공간으로, 울산대 부근 울산벤처빌딩에 자리한 ‘융합마루’는 금융 및 법률 상담 등 창업지원을 위한 공간이다.

일단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와 중소기업 및 연구·지원기관 50여개가 참여하는 차세대 선박인 에코십과 스마트십 개발이 눈에 띈다. 에코십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해양환경 오염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 친환경 선박이고, 스마트십은 ICT(정보통신기술)를 적용해 선박의 운항 효율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차세대 선박이다.

에코십의 대표격인 LNG추진선 시장 규모는 향후 8년간 최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등이 에코십과 스마트십 개발을 주도해왔지만 울산센터 출범을 계기로 중소 벤처기업 및 연구기관들과 공동 개발하겠다는 의도다. 조선 3사는 이를 위해 특허 2500건을 개방해 중소 조선소와 중소기업들의 참여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에 선박 데이터와 테스트 환경 등을 지원키로 했다.

80%를 수입에 의존해왔던 해양플랜트 기자재의 국산화도 추진된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 3사가 공동표준화를 추진하고, 주요 품목을 국산화하는 데 중소기업들과 협력할 방침이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만 연간 18억 달러의 기자재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7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의료자동화 산업도 육성된다. 미국의 의료로봇 시스템인 다빈치를 생산·공급하는 회사인 인튜이티브 서지컬사가 모델이다. 울산은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자동화 산업 관련 기업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서울아산병원과 공동으로 의료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울산센터는 센터 내에 의료자동화 포털을 구축해 의료자동화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서울아산병원과 울산대병원 등 참여 병원들과의 협력을 통해 의료자동화 로봇들을 개발키로 했다. 다른 지역 혁신센터 및 전문기관과 연계해 특허·연구개발 전문멘토단을 구성하고, 의료자동화 데이터베이스(DB)도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의료로봇과 의료서비스를 패키지화해 한국형 의료패키지의 해외병원 수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울산센터는 또 중소 조선업체의 생산공정을 혁신할 수 있도록 센터 내에 공정혁신 플랫폼을 설치하고, 서울의 민간 창업지원기관인 ‘마루180’과 연계한 원격창업존을 운영하게 된다. 특히 센터 내 3D 프린팅 라이브러리와 3D 테크숍을 운영해 중공업 특화소재의 양산 기반을 조성키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울산대에서 열린 출범식 축사에서 “조선·해양플랜트에 친환경 기술과 ICT를 융합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울산을 ‘차세대 조선 산업’의 세계 거점도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울산은 후발국의 추격과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도약과 정체의 기로에 서 있다”며 “이제 울산의 기적을 일군 창의와 혁신, 도전정신을 되살려 대한민국 조선·해양플랜트 및 의료자동화 산업의 요람으로 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도영 남혁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