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테임즈… 장군멍군, 홈런왕 대결

입력 2015-07-16 02:32

“테임즈가 타격하는 걸 많이 본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고 나도 같은 리그에서 같이 경기하며 많이 보고 배울 수 있어 기쁘다.”(넥센 히어로즈 박병호)

“박병호와 같이 홈런 경쟁을 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영광이다.”(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

14일 박병호와 테임즈는 각각 포항과 마산에서 자신의 올 시즌 28번째 홈런을 나란히 때린 뒤 상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두 선수는 공동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홈런 레이스의 출발은 테임즈가 빨랐다. 테임즈는 시즌 초반 삼성 라이온즈 야마이코 나바로와 같이 홈런 경쟁을 주도했다. 이후 삼성 최형우와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의 가세로 혼전 양상을 보였다. 박병호는 뒤늦게 뛰어들었다. 하지만 한번 불붙기 시작한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무섭게 치고 올라온 박병호는 어느 새 테임즈와 1위 그룹을 형성했다. 반면 경쟁자였던 나바로는 최근 정확도와 장타력에서 주춤하고 있고, 강민호는 오른 무릎 염증 진단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순위에서 밀렸다.

현재 둘은 ‘경쟁자만큼 최상의 파트너는 없다’는 말을 그대로 입증하고 있다. 누군가 앞서면 또 다른 누군가는 뒤따르는 각축전이 이어지면서 대기록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박병호는 이승엽(삼성 라이온즈), 타이론 우즈(당시 두산 베어스)에 이어 역대 세 번째 4년 연속 30홈런에 도전하고 있다. 달성할 경우 12년 만에 탄생하는 기록이다.

2005년 LG 트윈스에 입단한 박병호는 2011년 넥센으로 팀을 옮긴 뒤 거포 본능을 본격적으로 발휘했다. 2012년 31홈런을 때린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한국야구위원회(KBO) 홈런상을 수상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박병호는 지난해 52홈런을 날리며 이승엽(1999년·2003년), 심정수(2003년)에 이어 시즌 50홈런을 달성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올 시즌 50홈런을 기록하게 된다면 KBO 리그 역사상 2년 연속 50홈런의 첫 주인공이 된다. 개인 통산 200홈런까지도 15개를 남겨두고 있다.

장타력에 빠른 발까지 갖춘 테임즈는 이번 시즌 ‘30(홈런)-30(도루)’ 클럽 가입을 넘보고 있다. 지난 3일 올 시즌 첫 ‘20-20 클럽’을 달성했다. 2000년 박재홍(현대 유니콘스) 이후 15년간 ‘30-30 클럽’에 들어간 선수는 없었다. 타격의 정교함까지 갖추고 있어 3할 대 타율까지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