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나 홀로 부모를 떠안다] 고령화와 비혼 사회가 만나면…

입력 2015-07-17 02:53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2015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3.1%나 된다. 이 추세라면 2026년 20.8%로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게 된다. 게다가 고령화 숫자에 포함되지 않은 노인 ‘개호(介護)’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르포작가 야마무라 모토키는 지적한다.

일본에서 주로 사용되는 ‘개호’는 간병과 수발을 포함해 노인을 돌보는 일을 가리키는 용어다. 노인이 된 자녀가 더 나이든 부모를 돌보는 노노(老老) 개호, 치매 노인을 돌보다 함께 인지장애를 겪는 인인(認認) 개호, 결혼하지 않고 홀로 사는 자녀가 부모를 돌보는 독신(獨身) 개호 등이 있다. 저자는 일본이 안고 있는 노인 개호 중 독신 개호에 초점을 맞춰 들여다본다. 저자는 독신 개호자들이 떠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로 고립감을 꼽는다. 부모를 돌보느라 사회생활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를 돌보는 일에는 미래가 있지만 고령자를 돌보는 일에는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기에 고립감은 더욱 커진다. 결국 개호에 지쳐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돌보던 부모를 살해하는 일도 적지 않다. 일본과 고령화 추이가 비슷한 우리나라로서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니어서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