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만약’은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만약 박세리(38)가 아니카 소렌스탐(45·스웨덴), 카리 웹(41·호주)과 동시대에 뛰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우승컵을 수집했을지 모른다.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뛰어든 박세리는 통산 25승을 기록하고 있다. 1994년 투어에 데뷔한 소렌스탐은 2008년 은퇴할 때까지 72차례나 우승하며 통산 상금 2257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소렌스탐에 이어 상금 2위(1958만 달러)인 웹은 1996년 투어에 입문, 41차례나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는 여전히 현역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2명의 선수 사이에서 박세리가 일군 업적도 대단하다.
스테이시 루이스(30)는 LPGA 투어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다. 그도 만약 한국 선수들과 함께 뛰지 않았다면 올해 몇 차례나 우승했을지 모른다. 그는 올해 9차례 톱10에 들며 준우승 3번, 3위 3번을 차지했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그를 좌절시킨 것은 공교롭게 한국 선수들이었다. 한국 선수들이 얄미울 법도 하지만 지난 13일(한국시간) US여자오픈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함께 뛴 양희영(26)이 퍼팅할 때 술렁거리는 갤러리들을 향해 수차례 손을 들어 정숙할 것을 요구, 스포츠맨십의 진수를 보여줬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즐감 스포츠] 스테이시 루이스의 스포츠맨십
입력 2015-07-16 0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