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타결] 美 의회 통과 ‘먹구름’

입력 2015-07-15 03:16
이란 핵 협상안은 미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상·하원 모두를 지배하고 있는 공화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란 핵 협상을 ‘나쁜 협상’이라며 의회에서 부결시키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부결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번 합의는 신뢰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검증에 기초하고 있다”며 “이란이 앞으로 합의사항을 위반할 경우 모든 제재가 복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 “오바마 대통령이 애초의 협상 가이드라인에서 후퇴했다”며 “나쁜 협상보다는 협상을 안 하는 게 낫다(No deal is better than a bad deal)”고 주장했다.

베이너 의장은 “이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재가 원래대로 이행될 수 있다”며 “이것은 이란이 핵무기를 얻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고 세계 최대 테러지원국이 되는 것을 막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정부는 이란이 원하는 어떤 합의도 해줄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며 “의회 통과 과정이 매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친정인 민주당의 분위기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상원 외교위에서 영향력이 큰 로버트 메넨데즈 의원은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우리는 이란이 핵 능력을 획득하는 것을 막는 데서 관리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 핵을 철회하는 게 아니라 제재를 철회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상원 민주당의 경우 메넨데즈 의원을 포함한 친(親)이스라엘 성향 의원 14명이 이란 핵 협상 합의안을 반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역시 핵 협상을 ‘역사적 실수’라며 맹비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수천억 달러의 현금을 얻을 수 있는 잭팟을 터뜨렸다”며 “이는 이란이 중동과 세계에서 침략과 테러를 계속 추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치피 호토벨리 이스라엘 외무차관도 “이란이 이끄는 ‘악의 축’에 서방이 역사적인 항복을 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