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도에 남성호르몬 함유 몰랐다” 박태환, 병원장 증인 출석서 강변

입력 2015-07-15 02:38
“저는 대한민국 수영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고, 이름 석 자를 세계에 알렸다고 자부하는데 뭐가 아쉬워 그런 주사를 맞겠습니까?”

‘도핑 파문’을 일으켰던 수영선수 박태환(26)이 자신에게 금지 약물 ‘네비도(Nebido)’를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T병원 원장 김모(46·여)씨 재판에 나와 “금지 약물임을 알고도 맞았다”는 김씨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박태환은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강병훈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네비도에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이 함유된 것을 알지 못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몰랐다”고 답변했다. 검사가 ‘네비도가 금지 약물임을 설명 받았다면 맞았겠느냐’고 묻자 “제가 국가대표를 1, 2년 한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 수영이란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라면서 “그런 걸 알면서까지 뭐가 아쉬워서 그런 주사를 맞겠느냐”라고 말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박태환이 검찰 조사 당시 ‘2014년 7월 이전에 남성 호르몬제라고 (병원에서) 말한 적은 있었던 거 같다’라고 진술했던 대목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남성 호르몬제라는 설명을 듣고도 주사를 맞은 게 아니냐는 논리다. 이에 박태환은 “조사를 오래 받는 과정에서 혼동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강 부장판사는 재판 말미에 “이 사건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직접 물었다. 박태환은 준비한 종이를 꺼내 “네비도를 놓아달라거나 호르몬 수치를 변화해 달라고 김 원장에게 요청한 적이 없다. 적반하장 격으로 ‘주사를 제가 알고 맞았다’고 주장하는 김 원장에게 꼭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20일 열린다.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