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협상 타결] 로하니 이란 대통령, 국민투표 거론 반발 잠재워

입력 2015-07-15 02:07

이란 핵 협상 타결의 핵심 주역은 서방과 핵 협상에 나서기로 결단한 하산 로하니(67) 이란 대통령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55) 이란 외무장관이다. 존 케리(72) 미 국무장관의 ‘목발투혼’도 빼놓을 수 없다.

2013년 8월 보수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에 이어 이란 7대 대통령에 취임한 중도파 하산 로하니(67)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핵 문제를 대화로 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의 강한 의지 덕분에 취임 한달 만인 9월부터 서방과의 협상이 시작됐다. 그는 보수파가 장악한 의회와 군부가 수시로 핵 협상을 무산시키려 했지만 매번 이들과 맞서 협상 테이블을 지켜냈다. 특히 보수파의 ‘흔들기’가 극에 달했던 지난 1월에는 핵 협상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까지 거론하면서 반발을 잠재우기도 했다.

로하니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 핵 협상팀 대표를 맡은 자리프 외무장관도 수차례 결렬 위기를 넘기면서 마침내 합의를 이끌어냈다. 유연한 태도로 협상에 임해 6인 6색이던 서방 협상 파트너들을 다 충족시키는 수완을 보여줬다.

2002년부터 5년간 유엔 주재 대사로 일하면서 두터운 인맥을 쌓았던 게 이번 협상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케리 장관은 핵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 5월 31일 자전거를 타다 대퇴골 골절을 당해 지금까지도 목발을 짚고 다닌다. 그는 치료차 병원에 입원해 있는 와중에도 이메일이나 인터넷 화상 프로그램인 스카이프로 협상을 진행했다. 특히 장기간의 출장도 마다하지 않고 줄곧 오스트리아에 머물며 협상에 끈질기게 매달리는 투혼을 보여줬다. 우방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발에 흔들리지 않았던 점도 평가받을 만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