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없는 병동’ 도입에 4조6000억 필요

입력 2015-07-15 02:04
‘보호자 없는 병원(병동)’으로 불리는 포괄간호서비스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같은 전염병의 병원 내 감염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대표적 제도로 꼽힌다. 포괄간호서비스는 보호자나 간병인 대신 간호 인력이 24시간 환자를 간병하는 제도다. 하지만 우리나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모든 병상에 포괄간호서비스를 도입하려면 4조6000억원 가까운 재원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강보장연구실 황나미 선임연구위원은 14일 ‘보건복지 이슈&포커스’에 ‘의료기관 입원서비스 질 보장을 위한 포괄간호서비스 확대 방안’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국내 간호인력 수급 상황과 감염관리 환경 조성 등을 고려해 2단계 확대 방식을 제시했다.

1단계는 현재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2.2%(40곳)에서만 시행 중인 포괄간호서비스를 올해 말 20%(360곳), 2016년 50%(890곳), 2018년 전체(1780곳)로 확대해 각 1개 병동 이상 운영토록 하는 식이다. 2단계는 2025년까지 상급종합병원(대형 대학병원)을 포함해 전 의료기관 일반병동의 90% 이상에서 서비스를 실시토록 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전체 의료기관이 각 1개 병동에 포괄간호서비스를 도입 시 2600억원, 전체 의료기관이 일반병동에 전면 도입 시 4조59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했다.

2020년 목표로 포괄간호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할 때 간호 인력은 4만7922명이 더 필요한 것으로 추계됐다. 2013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병상당 간호 인력은 0.28명으로 꼴찌다. OECD 평균(1.25명)에 크게 못 미친다. 황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간호사 양성규모는 인구 1만명당 9.3명(2012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4.3명)보다 2배 이상 많지만 실제 활동인력은 OECD국가 평균(인구 1만명당 91명)의 절반(47명) 수준이다. 그만큼 유휴 간호사들이 많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간호 인력의 ‘수도권 쏠림’으로 지방병원의 인력난은 심각하다. 그는 “간호사 이직 방지 및 유휴 인력 활용을 위한 시간선택제 근무 활성화, ‘간호인력 수급센터’ 운영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