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무자격자 취급하나” 불쾌… 김무성, 사무총장단 ‘非경상도’ 전진배치

입력 2015-07-15 02:00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4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주요 당직을 개편했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진두지휘할 사무총장단에 ‘비(非)경상도’ 출신을 전진 배치했다. 총선 승리와 탕평에 초점을 맞춘 인사다.

하지만 경상도 배제 방침에 TK(대구·경북)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후유증이 컸다. 결과적으로 친박(친박근혜)도, 비박(비박근혜)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대표는 사무총장에 황진하 의원을 임명했다. 지역구가 경기 파주을인 친박계 3선 의원이다. 제1사무부총장은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원외 몫인 제2사무부총장은 박종희 경기도 수원갑 당협위원장이 맡게 됐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유임됐고, 이장우(대전 동구)·신의진(비례대표) 의원이 대변인에 새로 임명됐다. 김 수석대변인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지도부의 의견을 모아 이런 진용을 갖췄다”고 했다.

하지만 당장 영남권 의원들이 들고 일어섰다. 김 대표가 전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 “새누리당 경상도 국회의원은 동메달, 수도권 의원은 금메달”이라거나 “비경상도권 사고를 갖고 선거를 봐야 승리한다”는 발언이 이들을 자극했다.

경북의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의 모태가 TK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마치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막대기만 꽂아서 됐다는 투로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른 의원은 “대구 출신의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물러난 마당에 최소한 당직 하나라도 고려를 해야지 아예 씨를 말리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태환 의원 등 몇몇 인사들은 이 같은 불만을 여러 경로를 통해 김 대표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날 새 원내수석부대표에 대구 출신 조원진 의원이 임명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표가 임명하는 자리지만 당 대표의 입김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주요 당직 가운데 제3사무부총장과 전략기획본부장, 대표비서실장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도 영남권 반발과 연결해 보는 시각이 많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